백경미 옥천교육도서관장

 

[기고] 백경미 옥천교육도서관장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아이들에겐 손꼽아 기다렸던 방학이, 어른들에겐 생각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휴식이 절로 떠오르는 계절이다.

예전 같으면 산과 바다에서 재충전을 기대하며 휴가 계획을 세웠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올여름휴가는‘책과 함께’몸과 마음을 힐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도서관에서는 한여름 더위를 책으로 이겨낼 북캉스를 준비했다

8월 도서 전시 주제를 ‘모험은 도서관에 있다’로 정해 뜨거운 여름, 간담 서늘한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추리 도서를 전시한다. 더운 날씨에는 뭐니 뭐니 해도 추리와 미스테리가 단연 최고다. 실제 여름휴가철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찾고 애정되는 책 가운데는 단연 공포물이 빠지지 않는다.

사건 속 범인이 누구인지, 왜 범행을 저지른 건지 작가가 여기저기 뿌려놓은 복선들을 주워가며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쏠쏠한 재미는 한여름 밤에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꽂혀있던 서가를 탈출한 명불허전 작품들이 색다른 읽을거리를 선사할 채비를 하고 있다. 허를 찌르는 반전과 추리의 맛이 백미인 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셜록홈즈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아서코난도일’ 훈훈한 감동과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는‘히가시노 게이고’등이 올 무더위를 책임져 줄 비장의 작가들이다

북캉스는 책장을 펼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색다름이 시작된다. 책과 노는 방학 역사특강도 그 중 하나이다. 조선시대에도 요즘 코로나 시대처럼 자가격리나 긴급재난 지원금이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이나 의문점은 전염병을 잘 물리친 현명했던 조선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역사를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사특강과 같이 진행되는 방학강좌는‘마음 돌보기‘로 테마를 정해‘내 마음이 들리니?’/‘너의 마음을 들려줘!’ 등의 5인 5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나의 단점과 장점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을 그림책 통해서 알아가는 알찬 시간을 갖게 된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보는 흥미로운 활동을 통해 마음근육을 키우게 될 것이다.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특강은 생활 거리 확보를 위한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며, 프로그램이 끝날때마다 수시로 방역을 해 ‘안심도서관’을 유지할 것이다.

여름에는 인파로 북적거리는 복잡한 휴가대신 내면 깊숙한 여행을 떠나보자.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2학기를 준비하는 충전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사락사락 책장 넘기는 소리, 매미소리, 솔바람 소리와 함께 책캉스족이 되어 방학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 한 권의 책에서 느린 여유를 찾으며 무더위를 이기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이들아! 도서관과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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