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더미를 뒤집어 엎게하기 위해 만든 도구

따비는 뒤지개에서 비롯된 것으로 뒤에 쟁기, 극쟁이 등으로 분화 발전되었다. 따비는 쟁기의 발생과 보급으로 산간이나 섬지방으로 밀려났으나, 현재도 서해안 지역 등에서 쓰이고 있다.

"따비한다"고 하면 산지 등을 새로 밭으로 만드는 개간을 뜻하고, "따비밭"이라고 하면 따비로나 갈 수 있을 만한 좁은 땅을 말한다. 따비가 뒤지개와 다른 점은 아랫부분에 보습이 끼어 있는 것과 발디딜 발판이 있는 점이다.

따비는 발판에 발을 얹고 아래쪽으로 힘을 가하면서 앞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땅을 파고 들어간 보습이 흙더미를 양옆으로 내뱉게 된다. 따라서 따비에 끼워 있는 보습은 땅을 잘 팔 수 있도록 아래 부분이 좁고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며, 흙더미를 완전히 뒤집어엎게 하기 위하여 보습 면이 평평하지 않고 안쪽으로 약간 굽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러한 따비의 종류는 다양하여 말굽쇠형, 주걱형, 코끼리 이빨형, 송곳형 등으로 분류되는데, 말굽쇠형은 경기도 섬지방, 주걱형은 제주도, 코끼리 이빨형은 전북 남의 바닷가와 섬지방 등에서 쓰이고 있다.

오래 전부터 따비를 사용하였다는 증거로 1967년에 발견된 대전 괴정동에서 출토된 농경문청동기가 있는데 여기에 새겨진 밭갈이 장면은 끝이 두갈래 진 따비(코끼리 이빨형)를 써서 땅을 일구고 있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그 다음으로는 b.c. 1c경 것으로 밝혀진 철제 따비(주걱형)가 의창 다호리 유적에서 나무자루에 끼워진 채 출토되어, 신석기시대 농경기술이 상당히 발달되었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따비는 지역과 토질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을 띠고 있는데, 이는 곧 자연환경에 맞추어 가장 알맞는 도구를 고안 개발하여 쓴 우리 선조들의 과학슬기를 반영하고 있다.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