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관영
학생교육문화원 문화관리부장

건축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이렇듯 학교는 교육의 3요소인 학생과 교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건축하고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충청북도교육청은 낙후지역의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력 제고를 위해 13개교를 기숙형 공립고교로 선정하고 지역 명문고로 육성하는 계획으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숙형 공립고교에 이어 소규모 중학교를 통합해 기숙형 중학교를 설립하기로 하여 교육계와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 최대의 화두로 호평을 받고 있다. 기숙형 중학교는 2~3개의 소규모 중학교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적정규모 이상의 학생을 확보하고 통합에 따른 원거리 지역의 학생들을 기숙사에 수용하고 주말에는 가정에서 생활 하도록 하는 것이다.
농촌 지역 학교 활성화, 교육여건 개선, 우수인재 육성·배출 등으로 명품학교를 만들기 위해 이같은 기숙형 중학교를 계획하여 2011년 3월 통합 중학교를 개교한다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다.
통합 대상 학교는 괴산군 관내의 감물중, 목도중, 연풍중, 장연중, 칠성중 등 5개 학교다. 또한 보은군 관내는 내북중, 속리중, 원남중 등 3개 학교다.
교육청은 또 학생 수와 학교별 통학거리 등 지역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중심학교를 선정하기로 하고 동문 등 이해당사자와 지역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기숙형 중학교로 선정된 괴산 감물 중학교에 90억원, 보은 원남 중학교에는 90억~110억원의 예산으로 학교시설 현대화, 기숙사, 식당을 만들고 통학편의와 학생복지 지원, 우수교원 확보 등으로 통합 중학교의 명품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괴산과 보은 교육청에서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며 세부 사항을 마련해 추진 중에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주민, 동문, 지역사회에 대한 설득력이 관건이다.
특히 학교가 없어질 학교의 동문들이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폐교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역사관이나 사료관을 건립해 학교 역사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게 기본방향이다.
내가 졸업한 학교가 없어지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내 자식이 다니던 학교가 폐교된다는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도 숙제로 남는다.
더구나 통폐합되는 과정에서의 중심학교 선정에 있어서 선정위원 투표로 일단락되었지만 불협화음이 여전히 남아 있지 않은가.
이제 각종 단체 등 교육가족들은 대승적인 교육적 관점에서 통폐합과 기숙형 중학교의 당위성이나 긍정적인 측면의 효과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부형이나 지역주민 등이 소규모 학교의 운영상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진해서 중심학교로 통합해 운영하는 분위기 조성도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전국 최초의 기숙형 중학교를 진정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전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이기주의에서 과감히 탈피하여야 하겠다.
선정된 지역이나 선정되지 못한 지역 모두가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모든 주민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전국 최초의 기숙형 중학교는 명문·명품학교로 탄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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