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경선위 "양 캠프서 과열 방지 서약해야 재개"

李측 결정 존중 , 朴측 전대일정 늦춰라 반발



한나라당은 23일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지지자들이 전날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은 것과 관련, 이후 예정된 12차례의 지방 합동유세 일정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당 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박관용)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이 같이 결정했다고 최구식 위원회 대변인이 전했다.

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내일(24일)로 예정된 광주 유세를 포함, 이후의 합동연설회를 일단 중단키로 했다"면서 "이는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나타난 것처럼 캠프간 과열양상이 심각하다는데 선관위원들이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이 과열양상이나 불상사가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한 후 합동연설회 일정이 속개되더라도 속개될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연설회가 언제 속개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선관리위는 재발방지책과 관련, 중앙당에 철저한 방지대책을 세울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각 캠프에도 과열방지 및 행사장내 소란.불상사 억제를 위한 서약서를 제출토록 요청키로 했다.

최 대변인은 제주 합동유세 과열원인과 관련, "플래카드나 피켓 등 금지됐던 것들이 많이 등장했고, 그것 때문에 과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앞으로 (연설회를 재개하더라도) 목소리와 손바닥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도록 하기로 했다. 동일색상의 복장착용을 허용하지 않고 플래카드나 막대봉 등도금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엔 제주지역 국민선거인단이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고 상당수 프로들(선거꾼)이 동원됐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그 분들의 얼굴도 확인하고 사진도 찍었다"면서 "당 차원에서 일단 행사장에 입장하면 비표를 회수해 밖으로나가지 못하게 하고, 나간 분은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관위 결정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어제 불법과 소요가 난무한 합동연설회를 지켜본 국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느낌이 어떠했겠느냐"며 "특히 아프간 피랍 사태로 걱정이 큰 국민들의 마음까지 헤아려 내린 당의 결정으로 보고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캠프의 이혜훈 대변인은 "이런 식이라면 전당대회 일정도 당연히 연기돼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체력이 달리고, 목이 쉬어서 안하겠다고 버티자 그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선거유세 중단을 놓고 양측 캠프 및 당 지도부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자칫 경선 일정 전면 재검토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sims@yna.co.kr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