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현상 조정국면땐 가계 금융기관 파산 우려

브레이크 없이 무한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증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종합지수 2000p 달성을 눈 앞에 둔 24일 현재, 빚을 내서 펀드에 투자하는 `묻지마 투자자`들의 일방통행식 질주도 우려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증권사 2곳을 현장 검사한 결과,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고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증권담보대출 합계액(신용공여액)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빚에 기댄 투자비율이 높을수록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증권사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실제 증권사들은 지난달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처음 7조원을 돌파하자,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8월 말까지 신용융자 잔고를 5조원대 초반(각 증권사별 5000억원, 자기자본의 40%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6조260억원 규모로 줄어들었지만, 금융당국의 기대보다는 하락 추세가 더딘 편이다. 주식, 채권, 펀드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증권사들의 증권담보대출도 현재 4조83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원(25%) 이상 불어났다.

이와 더불어 신도시 개발 등에 따른 부동산 자금의 증권시장 유입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에 따르면 인천 송도와 청라지구, 대구, 부산 등지에 토지보상금 20조원의 일부도 펀드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충청지역의 경우, 도청이전지로 확정된 홍성지역 토지보상금과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대전 서남부지역 보상금 등을 합쳐 1조원에 이르는 금액이 유동적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올 상반기 새롭게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무려 26조원으로 국내외 주식형 펀드로 부자나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에 열을 올리는 동안, 출구를 찾지 못한 유동성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속속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식을 줄 모르는 증시과열을 지켜보던 소액 투자자 또한 뒤늦게 투자행렬에 가담, `한집 건너 1펀드`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문제는 `빚으로 재테크 하기`가 일반화한 속에서`빚 잔치`는 가계와 금융기관을 함께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식시장이 별 다른 조정 없이 연일 상한가로 치닫고 있는 과열현상이 조정국면을 맞을 경우, 하루 아침에 `깡통계좌`로 전락할 수 있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전=장중식기자 5004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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