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사고 이후 출발지점 낮춰 속도 줄여

<올림픽> 루지연맹, 코스 단축 결정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비극을 잉태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결국 루지 코스를 단축시키기로 했다.

국제루지연맹(fil)은 14일(한국시간) 남자 1인승 경기 출발점을 176m 아래쪽인 여자선수 출발점에서 경기를 시작하기로 했고, 여자 1인승과 2인승 경기는 더 아래쪽인 주니어 선수 출발점에서 이번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밴쿠버올림픽 루지 경기가 열리는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는 남자 출발 지점이 1,374m이고 여자는 1,198m, 주니어는 953m이며 세계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코스로 알려져 있다.

루지연맹이 경기 코스를 단축시킨 것은 전날 썰매 전복 사망 사고 이후 대부분 참가 선수들이 공포에 질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루지야 대표인 노다르 쿠마리타시빌리는 전날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마지막 훈련 도중 16번 커브를 돌다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튕겨 나와 쇠기둥에 부딪혀 사망했다.

사망 사고 이후 조직위원회는 곧바로 훈련을 중단시킨 뒤 코스를 폐쇄했었다.

국제루지연맹의 스베인 롬스타드 사무총장은 "동요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뒤 "출발 지점을 아래쪽으로 당기면 속도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밴쿠버 조직위원회는 쿠마리타시빌리가 사고를 당한 16번 커브 지점에 아이스 벽을 높이고 있으며 쇠기둥에는 나무 판자와 스펀지 등을 임시로 붙인 상태다.

/충청일보=조신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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