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자의 증가가 두두러진다. 이는 대졸 취업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국가직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평균 경쟁률이 82.2대 1로 지난해 59.3대 1보다 39%나 상승했다. 청년 취업자들이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리기 때문이다.

직군별 경쟁률은 행정직군의 경우 1525명 모집에 12만7162명이 지원해 83.4대 1, 기술직군은 194명 모집에 1만4185명이 지원 73.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시험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모집단위는 교육행정직으로 14명 모집에 무려 8173명이 지원 경쟁률이 583.8대 1에 달했다.

이번 9급 공채시험의 지원자 평균 연령은 28.2세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상한 연령이 폐지됨에 따라 33세 이상 지원자는 1만9782명으로 전년도 1만7163명에 비해 15.3% 증가했다.

공무원이 선호 직종이기는 하나 이처럼 응시자가 대폭 늘어난 것은 올해 청년 실업자들이 일반기업에 취업하지 못하여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린 탓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실업자가 작년 동기보다 36만8000명이나 늘어난 121만 6000명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3% 대에 머물던 실업률이 5.0%로 치솟았다.

공식 실업자뿐 아니라 쉬는 사람, 구직 단념자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실업자는 460만명을 넘고 실업률도 15%를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01년 3월 이래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청년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 5.0%에 비해 4.3%포인트 높은 9.3%에 달했다. 청년 실업률을 줄이는 것이 정부의 가장 시급한 숙제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청년 실업 해소를 외치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첫 번째 국정과제는 누가 뭐라 해도 경제를 살리는 것이고, 그 핵심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 창출에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위해 정부도 팔을 걷고 나서야 할때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산업이 이미 고용없는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한국은행의 국내 산업의 취업 유발계수에 따르면 10억원 투자 시 창출되는 일자리는 1995년 24.4개에서 2005년에는 14.7개로 줄었다. 기술 발달로 모든 게 효율화 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투자금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102억480만 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100억 달러를 넘었다. 반면 우리 기업이 해외 투자금을 회수한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3억7740만 달러, 2분기 46억4930만 달러, 3분기 43억7850만 달러, 4분기 53억380만 달러 등 증가세가 비교적 완만했다.

해외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외국 투자자의 국내 투자도 늘어나면 일자리 창출 등에서 큰 걱정은 없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규모는 12억8410만 달러로 3분기 21억3630만 달러 보다 오히려 줄었다. 순 유입액과 순 유출액을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이다. 우리 기업이 해외투자를 줄이고 국내투자에 힘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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