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1회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도 국민들에게 많은 희망과 위안을 안겨준 대회인 것 같다.
그 동안 우리는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불안한 경제 상황과 세종시 문제로 여-여, 야-야 갈등이 빚어지는 답답한 정치 상황 속에서 희망찬 새해를 맞이했지만 답답한 가슴은 좀처럼 개운하지가 못했었다.
그러나 그 와중 속에서 밴쿠버에서 들려오는 잇따른 낭보는 답답했던 우리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 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26일 김연아의 전무후무한 완벽한 피겨스케이팅 연기는 우리에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한국인이라는 고마움을 가슴이 벅차도록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동안 경제도, 정치도 주지 못했던 꿈과 희망을 이번 동계올림픽 선수단은 우리에게 마음껏 안겨주었다. 스포츠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고 위대한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1980년대부터 올림픽 종합 순위 10위를 오르내리는 스포츠 강국이었다.
하계올림픽은 이미 1984년 제23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부터 그리고 동계올림픽은 1992년 제10회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10위권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하계올림픽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하며 종합 4위까지 그리고 동계올림픽은 종합 6위까지 진입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엘리트 육성 중심의 체육 정책으로 국민들과는 다소 동떨어진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올림픽 종목 하나하나가 우리 생활 주변 어디에서나 매니아들을 찾아볼 수 있는 생활체육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과학체육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과정을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검토해 주는 체육과학연구원이 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이미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우리나라 금메달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그 대표적인 선수들이 역도의 장미란, 수영의 박태환 그리고 이번 밴쿠버 올림픽의 주역 모태범과 이상화 등이다. 이들은 모두 체육과학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과학적인 훈련을 받아왔다.
이제는 체육도 과학적으로 알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과학적인 지식과 훈련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즐기는 자세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했다. 아무리 과학적이고 훈련량이 많아도 선수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지 않으면 스포츠도 일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스포츠를 즐기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즐기는 스포츠는 생활체육에서 나온다. 일상생활에서 스포츠를 즐기다 보면 우수한 재능을 가진 꿈나무들이 발굴되고 이들의 재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훈련을 하면 제2의 김연아와 박태환 같은 선수들을 또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김연아의 금메달은 국민들에게 안겨준 꿈과 희망을 제외하고도 경제적으로 수천억 원의 가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아직 좀 이른감이 있지만 우리는 제2, 제3의 김연아를 위한 과학적인 생활체육을 장려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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