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불안속의 속내

외한위기 이후 우리 학국사회는 시장만능주의 원리대로 재구조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고용 문제가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산업구조와 소득에서, 최근에는 사회.문화 분야에서까지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심화되는 양극의 기울기 현상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속되는 불안속의 속내

언제부턴가 우리주변 젊은층 상당 수가 "결혼하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무었보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결혼은 엄두도 내지 못하겠다고 한다.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 소위 말하는 '싱글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같은 일자리 불안의 주 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양극화를 최우선으로 꼽을 수 있다. 솔직히 직장인으로는 가장 중시하는 급여를 비롯해 복리후생과 안정성, 사회로부터의 평가여부 등 제반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우선 중소기업에 입사를 하면 '하늘에 별을 땄다'는 대 사건을 일으키지 못하는 한 대기업 등으로의 이직은 거의 불가능 한게 현실이고 보니 모두가 큰 기업이나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공기업을 목표로 세울 수 뿐이 없다. 때문에 지속되는 구직난 속에서도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선 대학들 역시 본연의 학문연구 보다는 그럴듯한 직장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학점전쟁이나 치르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는 추세다.

또 젊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출산을 두려워 한다는 웃지못할 얘기가 속속 나오고 있다. 보육문제가 온전하게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사회에서 아이와 직장을 택일 해야만 하는 야만적 상황이 젊은 부부들에게 임신을 회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소득이 변변찮은 가정에서 대안없이 아이를 선택 한다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부모는 물론 아이까지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이같은 이유가 '한국이 세계 최하위 출산율 국가'란 기록을 세우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보여진다. 또한 보육문제를 넘어 끔찍하게 높은 우리의 사교육비를 생각해 보자. 자신의 젊은삶을 버리면서까지 자녀들 사교육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학부형들 헌신을 보면 출산율이 더 낮아지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주택문제는 또 어떤가. 평범한 젊은이가 결혼해 아이를 낳고 내집을 마련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게 아닌 듯 싶다. 고장난 시장원리 속에서 부동산 투기와 가격 인상으로 우리나라 땅값과 물가는 세계 최고 추세다. 때문에 젊은이들은 내집마련에 대한 꿈의 현실은 어렵기 짝이없고, 이로 인한 주거불안은 결혼과 출산을 또 한번 미루게 된다.

이와함께 부모를 모시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노후소득 보장장치가 아직까지 부완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식구중 누구라도 중병에 걸리면 가정이 거덜나기 싶다. 때문에 서민 가구들조차 민간의료보험 한두개씩을 필수로 든다. 덕분에 우리나라 민간보험 가입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웃는 복지정책 좀….

일자리 불안에서 벗어난 사회, 마음놓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보육과 교육적 장치가 제대로 갖춰진 사회, 혹시 진행과정에서 잘못 되더라도 다시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의 실질적 평등이 보장받는 사회, 노후의 소득보장까지 완벽해 노년이 활기찬 사회, 주거 불안이 없는 사회, 혹여 질병에 걸려도 비용 걱정 없이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안전사회는 요원한 것일까. 오는 6월 2일 전국 지방자치 선거에서 "역동적 알찬복지"를 공약하고 착실하게 실천에 옮기는 후보가 많이 나오고 당선되길 갈망해 본다.

▲ 김영대 충북도립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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