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이 쓴 연극계의 스테디셀러 '날 보러와요'는 영화 '살인의 추억' 원작으로도 유명해졌으며 이 연극은 다름아닌 살인사건, 그것도 화성에서 실제로 일어난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

2006년 4월로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원한 미궁에 빠져버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4년 7개월에 걸쳐 경기도 화성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난 부녀자 살인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은 인원 10만여명을 투입하고 시민들에게 5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으나 9건의 살인을 저지른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극작가 김광림은 이 무시무시한 사건을 연극무대로 끌어올렸다. 1996년 2월 극단 연우무대가 서울 문예회관 소극장에 올린 연극 날 보러와요는 그 해의 서울연극제 대상, 연기상을 비롯한 주요 연극상들을 휩쓸었고 이후 날 보러와요는 정동극장, 바탕골 소극장, 동숭아트센터, 극장 용 등에서 10년간 꾸준히 계속되며 90년대의 대표적인 창작극으로 떠올랐다.

2003년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김뢰하 등이 출연해 52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역시 이 작품이다. 영화가 크게 흥행한 후, 원작 연극을 통해 다시한번 영화의 묘미를 맛보고자 하는 관객들이 날 보러와요 공연장에 몰려오기도 했다.

한편 연극 날 보러와요는 공연 꼭 10년째인 2006년, 극장 용에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모든 배우들을 교체하고 '2006 날 보러와요'로 새로이 공연을 시작했다. "10년 이상 사랑받은 작품인만큼, 맨 처음 초연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우들을 전면 교체했다"는 것이 연출자 변정주씨의 설명이다.

오는 23~24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을 찾는 프로덕션도 새 얼굴들로 구성된 2006 날 보러와요 팀이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로 2003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손종학, 뮤지컬 '판타스틱스'·'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등의 미남배우 이현철 등이 새로운 날 보러와요에 합류했다. 이 작품은 문화관광부와 복권기금예술사업에서 지원을 받았으며 15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대전=허송빈 기자 b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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