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늘품 등 지역공연가 연극 잇따라

[충청일보]숨 막히는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연극이 잇따라 열리면서 지역 공연가를 풍성하게 하고 있다. 작품성은 물론 감동과 웃음, 해학까지 두루두루 만날 수 있어 골라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작은 무대에서 만나는 큰 감동과 교훈, 그리고 추억까지 덤으로 가져가는 그 현장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 극단 떼아뜨르 고도 '손님'
▨극단 떼아뜨르 고도 '손님'
한국사회에 커다란 희망의 빛을 던져준 황석영의 손님이 연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오는 16∼18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공연되는 이번 '손님'은 한국전쟁 중 황해도 신천에서 벌어진 민간인학살사건을 다룬 소설 '손님'을 원작으로 한다. 공연은 류요섭 목사가 고향방문단의 일행으로 북한에 가기 며칠 전에 류요섭 목사의 형 류요한이 숨을 거두면서 시작한다. 형 류요한이 사망하고 나서 류요섭 목사는 알 수 없는 꿈과 귀신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류요섭 목사는 형을 화장하고 형의 유골을 챙겨 평양으로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데, 홀연 형의 유령이 나타나 고향으로 가는 요섭과 동행하게 된다. 류요섭 목사는 평양에서 며칠을 머문 뒤에 고향인 신천 찬샘골을 방문하게 된다. 형의 유령도 그와 하나가 됐다 둘이 됐다 하면서 50년 전 과거의 기억으로 그들을 불러들인다. 류요섭 목사는 '미제'에 의해 자행된 양민학살사건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장소를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류요섭 목사는 당시 기독청년이던 형과 연관된, 1950년 인천상륙 이후의 끔찍했던 45일간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몸서리치게 된다. 연극으로 만나는 '손님'의 공연은 16일(오후 7시30분)·17일(오후 7시)·18일(오후 3시)이며 가격은 1만~2만 원.


▲ 극단 새벽 '서툰 사람들'
▨극단 새벽 '서툰 사람들'
연극과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독특한 아이디어와 재치있는 유머를 쏟아내는 장진 감독이 쓴 '서툰 사람들(연출 이상관)'이 오는 17일 오후 7시 진천 화랑관에서 1회 공연(90분)된다.
'서툰사람들'은 1997년 초연 이후 많은 배우들이 거쳐 가면서공연마다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여교사 유화이와 어수룩한 도둑 장덕배의 엉뚱한 만남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은 이유는 작품 속에서 오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풍자와 지루하지 않은 상황의 전개, 등장인물들의 소시민적 캐릭터에서 오는 친근함이 알려준다. 세속도시에서 전개되는 뉴 로망적 아이러니는 장진이 보여주는 이 도시 속의 우스꽝스런 낭만, 그리고 역설은 관객에게 대단한 연극적 재미로 다가선다.

▲ 시민극장 연극 '우리 아부지'
▨시민극장 연극 '우리 아부지'순회공연
시민극장이 이달부터 전국 10개 군부대를 돌며 연극 '우리 아부지'를 공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군부대에 문화의 향기를 전달해 잠사나마 장병들의 힘을 북돋아 주기 위해 마련됐다. 공연은 홀로 노래를 부르며 화투 점을 보던'김 영감'의 집에 장 영감과 송 여사가 찾아온다. 최신 휴대전화를 선물 받았다는'장 영감'의 자식 자랑과 비키니를 입고 하와이로 자식들과 함께 피서를 간다는'송 여사'의 자랑에 '김 영감'은 마음 상한다. 그래서 시작된 김 영감의 거짓말, '장 영감' 과 '송 여사'의 자랑에 견줄만한 거짓말이 시작되고, 거짓말에 이은 서로에 관한 비리 폭로전이 이어지며 극은 절정에 이른다. 코미디 속에서 진한 감동을 찾는 연극 '우리 아부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 표현이 서투른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그렸다.
공연일정은 오는 16일 춘천을 시작으로 △경기 김포(7월28일) △서울 은평(7월31일) △경기 안양(8월3일) △충남 당진(8월4일) △광주광역시(8월6일) △강원 홍천(8월11일) △강원 화천(8월13일) △경기 과천(8월중) △경기 남양주(8월중) 등이다.

▲ 극단 늘품 '다시…통닭을 먹다'
▨극단 늘품 '다시…통닭을 먹다'
세 여자의 시시콜콜한 수다와 통닭이 만난 연극 '다시…통닭을 먹다(원제 그 여자들 다시 통닭을 먹다, 연출 안진상)'가 오는 15일까지 앙코르 공연된다. 29살 새마을금고 직원인 딸 연수와 마을버스 운전사인 그녀의 엄마, 그리고 엄마와 친자매처럼 지내는 통닭가게 여주인인 정희는 매일 밤 통닭집에서 둘러앉아 삶의 피곤함과 외로룸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일상을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마을버스 사장 강상구에게 결혼 신청을 받으면서 새로운 수다거리가 생겼다. 그러나 25년 전 집 나간 아빠가 돌아오면서 엄마와 정희는 옛사랑 아빠를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고, 딸 연수는 한 번 화끈하게 동침하려는 7살 연하 영화감독 지망생 성기와 대판 싸우게 된다. 요절복통한 웃음과 가족과 이웃에 대한 휴머니즘이 통닭과 양념이 버무려진 것처럼 맛깔나는 연극을 만나보자.공연은 연극공간 문에서 오는 15일(평일 7시30분, 토요일 3시·7시30분, 일요일 3시) 80분간 진행된다.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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