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가 어제 끝났다.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개표는 오늘 낮 전당대회가 열리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시작돼 오후 늦게면 당선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가운데 한 명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다.

국민들 관심의 초점은 두 가지다. 우선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이 누구를 대선 후보로 선택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패자가 과연 경선 결과에 승복할 것인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패자의 태도에 따라 당이 화합이냐 분열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고, 이는 본선에서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는 낙관과 우려의 두 갈래 기류가 있다. 낙관론은 두 후보 모두 경선과정에서 수 차례 '경선 결과 승복'을 다짐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 누가 패자가 되든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또한 패배한 후보가 당을 뛰쳐나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 역시 낙관론의 한 배경이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죽기 살기 식'으로 싸워 온 두 후보 간의 감정적 앙금이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크다. 더욱이 일부 투표구에서 기표용지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사례가 적발되는 등 투표 당일까지 과열·혼탁 양상을 빚었다. 후유증이 예상되는 이유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승자의 '정치 보복'과 패자의 '후보 흔들기'도 가벼이 볼 일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승자의 포용'과 '패자의 승복'이다. 승자는 패자를 끌어안아 당의 대화합을 이끌어 내야 하고 패자는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자에게 진정한 축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승자와 패자, 모두가 진심으로 서로를 껴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서로가 반목한다면 한나라당은 또 다시 대선 패배의 악몽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