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제천은 축제 도시다. 풍성한 문화 만찬 앞에서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행복하고 고민스러웠다. 한창 거대한 관광상품으로 빛을 내고 있는 지역을 돌아본 것이다. 2010 제천 국제한방바이오 엑스포는 무려 관람객 120만명을 돌파하면서 폭발적인 반응과 극찬이 이어졌다. 주최측의 즐거운 비명소리도 가을햇살만큼 살가왔다.갈대가 하얀 머리채를 흔들고 오색의 코스모스가 반기는 이 계절에 한방 엑스포에 발 맞추어 제천으로 가을여행을 다녀온 것은사뭇 의미있는 일이었다.

언뜻 들으면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는 '한방'이라는 전문 분야에만 국한된 축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한방의 산업화와 세계화라는 충청북도의 새로운 물결은 관람객들에게 기쁨과 만족을 선사하여 이 축제를 사랑하게 만들어 주었다.

엑스포 본 행사장인 제천 바이오밸리. 제천이란 도시 자체가 환경과 도시의 접목이 훌륭한 천혜의 특권을 가지고 있는아름다운 도시가 아니던가. 제천역과 터미널, 그리고 최대 관광명소인 의림지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큰 도로가 직선 코스로 도시정비가 혼탁하지 않게 잘 이루어진 느낌이었다.의림지와 솔방죽을 지나노라니 농지에 댄 물이 하늘과 더불어 예쁜 파장을 갖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강이나 바다가 아닌, 아담한 물가에 물살의 주름이 햇살에 반사되는 하천은 제천만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오밸리 입구에 들어서니 내부까지 펼쳐진 국화의 조형물과 각종의 꽃이 만개하여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 주었다. 축제의 본질은 관람객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일 것이다. 향유하고 즐기기만 하는 차원이 아니라, 서로에게 기쁨과 만족을 선사하여 꿈과 이상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엑스포는 관람객 모두가 느끼고 생각하도록 하여 소통의 일상공간으로 활짝 열려 있는 품격 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눈이 부시도록 다양한 한방약초는 한방의 과학화 시대를 맞아 한방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산업의 선도지역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주었다. 심플하게 원형의 골격을 재현한 한방명의관을 둘러보니 그 안에 선조들의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영혼의 장소와 같았다. 요즘 사람들이 약초를 가공한 생약을 선호하는 시대에 걸맞는 독특한 관광자원으로 돋보였다.

한방은 자연이 준 선물인 약초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약으로 쓰이는 풀과 나무,열매등을 사진과 건약제의 방법으로 전시해 놓았는데 해설사의 섬세한 설명으로 풀포기 하나하나가 소중함으로 느껴져 왔다. 역시 한방은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과 소통하며 친환경적이고 미래중심적임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시관을 둘러볼 때마다 주최측의 어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골처럼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단 몇천원을 주고 얻은 행복은 자못 대단하기만 하였다.

성공적으로 개최된 한방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는 국제한방 바이오 엑스포를 관람한 것은 내에게 올 가을 가장 알찬 열매를 맺은 일중의 하나가 될 것만 같다.

▲ 김정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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