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한 청원, 증평, 음성 등 중부권을 태양광산업 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태양광 관련 업체들이 집적된 국도36번 도로를 중심으로 한 중부권을 '아시아 솔라밸리'(asia solar vallery)로 조성해서, 명실상부한 태양광산업의 메카로 발돋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북개발연구원의 연구용역을 거쳐 청주·청원권은 장비·시스템 전문단지, 음성·증평·괴산권은 셀·모듈 전문단지, 충주·음성권은 부품소재 전문단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한 충북도는, 내년 1월 지식경제부에 태양광산업 경제특구 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중부권태양광산업 경제특구가 지정되면 그 자체로 예산지원이 있는 것은 아니나, 기업활동이나 인력양성 등에 대한 법적 규제에서 특례를 받게 되어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부문별로 관련산업을 연계시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기존에도 부문별로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특구가 지정된 바 있으나, 충북도가 목표하는 것은 국도36번을 중심으로 청원, 음성, 증평 등이 포함되는 광역경제특구로서, 이것이 이루어질 경우 말 그래도 '아시아 솔라밸리' 충북이 될 수 있다.

잘 알려진대로, 현재와 같은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발전(發電)은 그 자체가 초래하는 각종의 공해 뿐 아니라 매장량으로 보아 향후 20-30년 밖에 지속될 수 없고, 원자력의 경우 쓰레기처리의 위험성과 비용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원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결국, 태양광, 풍력, 수력, 지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이 21세기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바,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바로 태양광이다. 태양은 아무런 공해가 없고, 또 아무리 사용해도 없어지지 않는 에너지원으로서 '태양은 계산서를 보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받는다. 다만 아직 기술발전상 발전비용이 다소 비싸기는 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5년 이내면 기존시설과 전기생산 비용이 비슷해지고, 그 이후는 기존 화석연료보다 훨씬 덜 들게 된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5년까지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독일, 일본, 미국, 중국 등 태양광 선진국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30년 까지 세계 태양광시장의 15%을 점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대통령직속 녹생성장위원회가 201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총40조 원을 투자하고 이중 20조 원을 태양광산업에 배정한 것이 바로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때에 충북도가 야심차게 태양광특구지정을 추구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면서도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2-3년 동안 충북도와 기초단체의 노력으로 현재 국도 36호선을 중심으로 한 청주~충주간 7개 시·군에는 태양광 셀, 모듈 등 부품소재업체 60여개가 입주하고 있다. 2008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현대중공업, 신성홀딩스, 한국철강, skc, 한국다우코닝, 경동솔라, 다쓰테크, 에이원테크 등이 대표적 기업이다.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셀(cell)은 전국 태양전지 셀 생산량의 72%, 모듈생산량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국도 36호선 청주~충주 구간을 '솔라 루트(solar route) 36'으로 명명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 이만하면 가히 '아시아솔라밸리'를 지향할 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있다. 정부의 지원책에 따라 그 발전방향이 정해지는 산업의 특성상 그동안 이에 대한 정부정책이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고, 태양광산업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지자체간의 무리한 중복투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산·익산·완주의 솔라벨트를 형성한 전북, 솔라시티를 천명한 대구, 광주 전남 등이 태양광산업을 주요한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녹생성장위원회에서 대폭 태양광산업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이미 충북이 우리나라 전체 태양광산업의 60-70%를 점하고 있는 이상, 이러한 점을 지식경제부 등 관계요로를 잘 설득하면 특구지정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속적인 태양광산업을 유치활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련기업에 획기적인 맞춤형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정주여건을 확보해서 종사자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산학연관의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보도 중요한 관건이다. 호재를 만난 충북의 태양광산업. 지역민들의 관심과 충북도의 전략적 대응을 통해 '태양광산업의 메카 충북'이 될 날을 기대하면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유재풍 (법무법인 청주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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