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용담초등학교가 지난 달 부터 운영 중인 '독서 저축통장'이 학생들의 독서열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한다. 예금을 하면 돈이 모이듯, 학생들이 읽는 책의 양에 따라 각자의 독서 저축통장에 포인트가 쌓이자 신이 나서 더 자주 도서실을 찾아 책 읽기에 열중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독서 습관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 국민의 독서열이 아주 낮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많이 뒤떨어져 있다. 지난 2005년 기준으로 1년에 단 한 권이라도 책을 읽는 비율을 나타내는 연간 독서율의 경우 1위는 스웨덴(81%)이다. 우리는 76.3%로 영국(75%), 독일(59%), 프랑스(57%), 미국(50.2%)보다 높고 유럽 15개국 평균(58%)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월평균 3권 이상 읽는 다독자 비율은 14.5%에 지나지 않는다. 또 평균 독서시간도 3.1시간으로 oecd 국가 30개국 중 최하위다. 연평균 도서관 이용률(24.7%)은 독서 선진국인 핀란드(67.8%) 스웨덴(65.3%)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초·중·고생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컴퓨터 게임과 대학 입시 등의 영향으로 독서율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세계 각국은 지금 독서 장려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은 2005년 '문자·활자문화진흥법'을 만들어 독서진흥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은 여성들에게 장미를 선사하는 날인 성 조지 수호성인의 날(4월 23일)을 책 선물하는 날로 바꿨다고 한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세계 책의 날'을 해마다 변경해 올해는 책 판매가 줄어드는 시기인 3월1일에 행사를 벌였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76%인 국민 연간 독서율을 2011년까지 90%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향후 5년간 89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서열은 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학교와 가정에서부터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독서 저축통장이 도내 전역으로 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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