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男3명.女4명 30일 석방 예상...피랍사태 42일만에 종료될 듯

한국측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인질 전원 석방에 합의한 지 하룻만인 29일 한국인 인질 가운데 남성 2명과 여성 10명 등 12명이 석방됐다.

지난달 19일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후 41일, 지난 13일 김경자.김지나 씨가 극적으로 풀려난지 16일만이다.

이날 3차례에 걸쳐 석방된 사람은 안혜진, 이정란, 한지영(1차), 고세훈(남), 이선영, 임현주, 유정화, 이지영(2차), 유경식(남), 서명화, 이주연, 차혜진 씨(3차)다.

이들 모두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단 현재 안전한 곳에 잠시 머물다 헬기를 이용해 카불로 이동한 뒤 30일 중 귀국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를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일행 23명(피살 2명) 가운데 지금까지 풀려난 인질은 이미 귀국한 김경자.김지나씨를 포함해 모두 14명이며 남성 3명, 여성 4명 등 7명이 아직 억류돼 있다.

탈레반측은 나머지 인질 7명도 30일에는 모두 풀려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인 피랍 사태는 발생한지 42일만에 완전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탈레반은 이날 낮 12시15분(한국시간 오후 4시45분)께 안혜진.이정란.한지영씨를 적신월사에 넘긴 뒤 1시간15분 가량 흐른 1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께 여성인질 4명과 남성인질 1명 등 5명을 추가로 석방했다.

탈레반은 이어 오후 5시25분(한국시간 9시55분)께 가즈니주 카라바그 중앙부인 아프카르코트 지역에서 여성 3명과 남성 1명을 풀어줬다.

외교통상부 조희용 대변인도 이날 3차례에 걸쳐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이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 석방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탈레반 대변인 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오늘 밤이라도 나머지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부족원로와 적신월사가 야간 이동을 꺼려 (남은 인질 석방은) 내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석방은 김경자.김지나씨의 석방 때와 마찬가지로 탈레반이 부족 원로인 하지 자히르에게 인질을 인계한 뒤 자히르가 이들의 신병을 적신월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3차례에 걸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ap통신이 확인한 탈레반의 인질 석방 장소는 가즈니시티 인근 칼라-에-카지 마을과 샤바즈 인근 사막지대, 가즈니 남쪽 50㎞ 지점의 도로 등 3곳이다.

자히르는 이날 석방된 인질의 건강상태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전했으며 외교부도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날 맨 처음 풀려났던 3명의 여성 인질 가운데 1명은 인질 운송을 담당한 자히르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많이 지쳤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또 2차로 석방된 여성 인질 1명은 afp와의 통화에서 다리아어로 "너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측과 탈레반은 28일 연내 아프간 파견 한국군 철수와 아프간 내 기독교 선교 금지 등 5가지의 조건으로 인질 19명의 전원 석방에 전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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