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하여 말을 한다.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느니, 수월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느니, 창의성교육과 영재교육을 해야 한다느니... 심지어는 학교와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다는 말들도 한다.

그런데 그것을 말하기 전에 기초기본교육이 되어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도덕교과 시간에 아무리 교통 질서에 대하여 배워도 거의 실천하지 않고, 수십 년 국어시간에 좋은 글을 아무리 읽고 써도 이웃을 향하여는 핏대를 올리며 인격을 무시하고 살벌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냥 들어서 아는 것은 단순 지식일 뿐이다. 그 위에서 어떻게 지식기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이 이루어지며 수월성교육과 창의성교육과 영재교육을 할 수 있을까?

우리 교육의 문제점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어릴 때 꼭 해야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어릴 때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만 6세가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고 약 12년에 걸쳐 초중등교육을 받는 것이다. 어릴 때 배운 것이 평생을 가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여 이전에 배운 지식이 쓸모 없어진다 하더라도 기본은 항상 변함이 없다.

초중등학교 때는 자율도 중요하지만 미숙한 성장기의 학생들이므로 교사로부터 지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기 어려우니까 법규와 규칙을 정해서 지켜나가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먼저 해야 할 것이 있고 나중에 할 것이 있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초과목을 두루 배워야 한다. 그 기초 위에서 창의력이 생겨나고 소질을 계발하게 되며 진로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 기초 작업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는 기초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그 기초를 내면화하기 위해서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한 사안이 반복되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 두뇌에 기억되지 않으며 기억되지 않으면 창의력이 생기지 않는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후에야 창의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창의력을 기른답시고 기본에서 먼 것을 먼저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얼핏 보면 단순한 것에서 벗어나니까 창의력이 있어 보인다. 반복되는 것을 거부해 보니까 독창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기본을 충실히 할 때 창의력이 생기는 것이다.

산을 산이라고 먼저 가르쳐라. 그러면 학생들이 더 공부를 진행하면서 산을 물로 보기도 하고 물을 산으로 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훗날 많은 공부가 쌓이면 다시 산을 산으로 보고 물을 물로 볼 것이다.

산을 물로, 물을 산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있다. 기본교육에 어긋나는 일이며 교사의 책무를 잘못 행사하는 것이다.

산에 와 보지도 않고 산을 물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많다. 교육을 잘못 바라보는 것이며 분수에 넘치는 행동인 것이다.

/이진영 충청북도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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