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자들의 오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통해 얻고자 하는 근본적 욕구는 호감과 존경이다. 우리는 가족 친구 동료 등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든 호감과 존경을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호감과 존경을 동시에 얻는 것은 쉽지 않다.호감을 얻으려면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필요한데, 그러다 보면 존경을 잃기 쉽다. 또, 존경을 얻기 위해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다 보면 호감은커녕 시기와 질투를 받기 십상이다. 능력이 뛰어난 엄친아(뭐든지 잘한다는 엄마 친구 아들)에 대해서는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것은 불가능한 꿈일까? 소통하는 인간관계를 위한 몇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존재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대가 누가 됐든 대화 상대방과 공감하고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상대의 억양, 콧소리, 말투 등을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고 흉내 낸다는 것이다. 이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로렌스 로젠바움 교수의 연구 결과이며 '관심, 지각과 정신물리학(attention, perception and psychophysics)'저널에 발표됐다.

인간의 뇌는 선천적으로 상대방과 유대감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말을 끊임없이 모방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생전 처음 본 사람, 외국인, 입술 모양만으로 말하는 모습만 봐도 그저 따라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것도 상대방의 버릇이나 자세, 얼굴표정 등 세밀한 부분도 따라한다고 말이다.

이 연구 결과대로 인간은 상대방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모방하도록 돼 있다면,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을 행하는데 있어서도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모방한다면 공감대를 강화시켜 나가는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첫 번째, 언어적인 요소는 백트래킹(backtracking)인네, 말 그대로 맞장구를 치면서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상대방이 말하는 메시지 중 중요한 부분에 관심을 보이며 맞장구치듯 되풀이하고 반복하는 과정을 말한다.상대의 말을 그대로 정리하고 상대가 느끼는 감정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기법이다.

두 번째, 비언어적인 요소에 대한 맞추기는 '미러링(mirroring)'이라고 한다. 비언어적인 요소라고 하면 자세, 제스처, 얼굴표정, 눈 깜박임 등과 같은 것인데 이를 마치 거울을 보듯 상대방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기법이다. 따라서 눈치를 못 챌 정도로 상대방의 행동을 일치시켜 나가야 한다.

세 번째, 준언어적인 요소로 맞추는 방식을 페이싱(pacing)이라고 한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로 준언어적인 요소인 호흡, 음조, 빠르기 등을 맞추며 일치감을 형성하는 것이다.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있어 상대방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모방한다는 것. 어쩌면 인간은 모방을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당신은 지금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요?"

/이수경 충청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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