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영복 기자

군청 공무원인 a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a씨의 형은 대도시의 직장인이다. a씨는 옆에서 부모님의 손발이 돼주고 제사도 모두 지낸다. 형은 명절때와 휴가때 그리고 가끔 제사때 내려온다. 어머니는 친구들에게 a씨 얘기는 별로하지 않고 도시에 사는 형얘기만 한다. 부모님은 말할때 마다 우리 큰애는 우리 큰애는&amp;amp;amp;amp;hellip; 이렇게 시작한다. 옆에서 보살피는 아들보
다 도시에 나가 있는 아들이 더 장한 아들로 생각되나 보다.

사람은 나서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고, 우리는 잘난사람은 도시로 가고 못난사람은 시골에 남는다는 속담에 익숙하다. 그래서 마치 지역에 남은 사람은 모두 도시 사람에 비해 뒤떨어 지는 양 억지 인식돼 있다.

옥천군의 공무원 교육청직원 교사 그리고 국영기업체와 농협 등 직원 수는 1700여명. 그중에 대전에서 출 퇴근하는 인원은 절반이 훨씬 넘는다. 문제는 이들이 날로 침체해져 가는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지역거주자들에게 소외감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돈은 옥천에서 벌고 그 돈은 대전에서 쓴다.그들이 옥천에서 벌어가는 돈은 대략 연 700억원이 될것으로 추산된다. 옥천군의 1년 예산이 2000억인 것과 비교하면 그들이 군예산의 3분의1을 벌어 가는 것이다. 옥천군에서 밤사이 폭설이 내리면 다음날 공무원의 절반은 출근하지 못하고 각 학교의 교사들 70% 이상이 교실에 없다.

그들 모두 거주지를 지역에 머물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만이라도 거주지를 소속지방에 머물게하거나, 승진에서 7대3 등 비율을 정해 승진 예정자중 지역거주자와 비거주자를 분리해 비교하는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헌법에 위배된다고 헌법소원을 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소지방의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가 민심을 의회로 몰아 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