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노조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대학노조까지 가세하여 김윤배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잠잠했던 청주대가 또다시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충북의 양대 사학인 청주대와 서원대가 바람잘 날이 없자 많은 도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청주대 노조의 파업은 대학 당국의 불성실한 교섭과 노동 탄압 행위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박용기 지부장은 "총파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온갖 수모를 감내하며 교섭을 이어오려고 노력해왔지만 더 이상은 인내할 수 없었다"고 말하고 "모든 책임은 불성실, 무성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대학 당국과 오만하고 독선적인 김윤배 총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수회도 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청주대 교수회는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린 '직원노조 파업사태에 대한 교수회의 입장'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직원노조가 총파업을 결행하고 총장 퇴진까지 요구하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김 총장의 잘못된 대학 운영 방식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김 총장은 10년전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총장으로 취임한 뒤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대학을 운영해 끊임없이 문제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청주대 적립금이 김 총장 재임기간 동안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주대 쟁의대책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청주대 적립금 총액은 2187억여원으로 지난 2000학년도 1146억여원에 비해 2배 늘었다. 이는 김 총장이 취임한 2001년 부터 2009년까지 적립된 금액이 1041억여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쟁의대책본부는 "대학의 적립금은 재단으로 부터의 전입금이 전무하다시피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등록금으로 조성됐다"면서 "대학 외부로 부터의 기부금은 기타 기금이나 장학기금으로 분류돼 적립금에 포함됐는데 기부금 가운데 기타 기금은 2009년 기준으로 85억여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적립금은 연구기금, 건축기금, 장학기금, 기타기금으로 구분되는데 청주대의 경우 적립금 대부분이 건축기금으로 쌓였다는 것이다. 적립금 가운데 건축 기금은 2009년 기준 1788억여원에 달하지만 연구기금과 장학기금, 기부금 등으로 구성된 기타 기금은 건축 기금에 비해 미미하다.

청주대 등록금이 다른 사립학교에 비해 많은 반면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청주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617만8000원으로 학생 한사람이 등록금으로 780만2000원을 냈으나 617만8000원 어치의 교육서비스 만을 돌려받은 것으로 결국 자신들이 낸 등록금의 79% 밖에 되돌려 받지 못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주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조사 대상 198개 대학 가운데 162번째로 낮았다.

청주대는 많은 등록금을 받아 이를 적립금으로 쌓아놓고 더구나 적립금의 대부분을 학교 건물을 짓는데 사용하고 있어 교육의 질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측은 건물 짓기에 투자하지 말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키는데 주력하기를 바란다. 대학이 좋은 건물을 많이 짓는다고 명문대가 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교수를 확보하고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양질의 교육을 시킬때 명문 대학이 되는 것이다. 청주대 측은 조속한 노조와의 협상으로 그동안의 갈등을 풀고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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