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추위와 함께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일고 있다. 설 명절이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고 이때 구제역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부 주민들은 고향을 가지 않을 생각까지 하고 있는 모양이다. 고향집에서 소나 돼지를 사육할 경우 안가는게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전국 한우산지로 꼽히는 경북 상주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상주시는 함창읍 태봉리 한우농가의 한우 1마리를 대상으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한우농가는 142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지난 17일 구제역 예방접종을 모두 마쳤다. 항체가 생기기전 이미 감염된 것으로 축산당국은 보고 있다. 상주는 한우와 육우 6만477마리, 젖소 3137마리 등 소 6만30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 돼지농장, 아산시 음봉면 신휴리 한우농장도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다행히 홍성군 광천읍의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 소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항원이 검출되지 않았다. 충남 도내에서는 천안시와 보령시, 당진군을 넘어 예산군과 공주시, 아산시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지역에서 마저 구제역이 확인됐을 경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됐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언제 또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홍성은 이미 모돈에 대해서는 100%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군에서는 4200여 농가에서 한우 6만2591마리, 젖소 4437마리, 돼지 47만6884마리, 염소와 사슴 3833마리 등 모두 55만여마리의 우제류를 사육하고 있다.

강원도는 사육 중인 돼지의 절반 이상이 살처분 됐다. 강원도에 따르면 소와 돼지 등 살처분 대상 484농가 28만766마리 중 87%인 447농가 24만4256마리가 매몰 처리됐으며 특히 살처분됐거나 살처분이 확정된 돼지는 26만1232마리로, 구제역 발생 이전에 사육되던 46만7599마리의 55.9% 수준이다. 구제역 발생 이후 불과 25일 만에 사육 돼지 절반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강원도는 구제역 추가 확산을 막고자 우제류 사육 농가에 대한 전화 예찰과 공동방제단을 동원한 농가 소독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직산읍 석곡리의 육용오리 농장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에서 ai로 판정 됐다. 이 농장은 지난 20일 고병원성 ai 판정을 받은 천안시 직산읍 판정리 오리농장에서 7.5㎞ 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앞서 지난 21일 석곡리 농장의 오리 1만7500여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충남에서는 천안시 풍세면의 종오리농장이 고병원성 ai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천안 4건, 아산 1건 등 총 5건의 ai가 발생했다. 충남은 구제역에 이어 ai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제역과 ai의 확산으로 전국 축산 농가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더구나 설 명절이 다음주로 다가옴에 따라 구제역과 ai가 더욱 확산되는 것이 나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따라 축산 당국은 예방백신 접중을 서두르고 연휴 기간에도 방역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날씨가 풀리는 봄이 돼야 전염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축산 농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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