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한지도 일년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은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를 전년대비 10% 이하로 줄이자는 것을 근본 목표로 삼고 각종 시책들을 실행한 결과 화재에 의한 피해액 및 인명피해가 약 15% 이상 감소하는 만족스런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가시적인 성과속에서도 아직 화재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하기에는 뭔가 미흡한 점이 많다.

지난해 소방방재청 산하 모든 직원들은 화재 예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지만, 이미 발생돼 버린 화재의 피해현황 등을 접하게 되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기에 화재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기본 항목들이 있어 주민들께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첫째, 화재에 대한 관심이다. 화재로 인한 피해는 피해를 직접 당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쉽게 체감하기 어렵다. 지난해 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화재발생 원인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발생건수가 2만 2763건, 전체의 4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 또한 87명, 21.2%로 역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이 결과는 우리가 평소에 화재예방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기본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고 있다.

둘째, 책임의식이다. 내 직장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건물주 및 관계자들은 자율방화관리를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화재책임자가 아니더라도 건물 자체 점검, 다중이용업소 비상구 폐쇄·훼손행위 신고, 화재보험 가입 등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화재 예방을 위한 투자가 낭비며 헛수고란 고정관념을 버려야 비로소 선진화된 안전의식을 가질 수 있다.

셋째, 소방통로 확보 및 소방차 길터주기 의무이다. 화재 발생 뒤 5분 내지 8분이 지나면 화재가 최성기에 달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 소방방재청이 2010년에 36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방차 길터주기'가 잘 안 되는 이유로 일반국민의 10명중 4.7명은 의식부족을, 5.3명은 소방통로 피양의 무관심 부족을 들었다. 작은 관심이 큰 재난으로부터 우리의 가족과 이웃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소방차 길터주기'에 많은 주민이 동참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화재와의 전쟁'은 소방조직만의 노력으로는 승리 할 수 없다. 온 국민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이뤄져야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배달식 충주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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