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시설이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 세계에 공개한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 영변에 있는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매우 정교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시설이 그처럼 정교하다면 이미 오랫동안 가동해 온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원심분리기가 2000개이며 이 시설로 매년 한 개의 핵폭탄을 제조하기에 충분한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헤커 박사가 주장했다. 헤커 박사는 "지금까지 분석한 결과, 이 원심분리기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면 다른 장소에서 만들어져 이곳으로 옮겨졌을 것이 확실한 만큼 다른 곳에 원심분리기가 더 있을 것이라는 게 자신의 전문가적인 의견이지만 얼마나 더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제실이 상당히 정교한데다, 원심분리기 자체도 p-2 즉, 2세대에 속한 것처럼 보이고 북한기술자들이 확인해 준 원심분리기 재료가 강철 합금인 점과 우라늄 헥사플루오라이드를 만드는 방법 등도 모두 p-2의 것과 일치하는 점으로 2세대 원심분리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04년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공개 때도 놀랐지만 이는 이미 아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어서 지금처럼 매우 놀라지는 않았다"고 전하고 "다른 곳에 이와 유사한 시설이 있겠지만 1년에 여러 개의 핵폭탄을 만들 정도로 대규모 시설을 보유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라늄으로 핵폭탄을 제조하는 것은 플루토늄으로 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핵실험이 요구되는 등 북한이 우라늄 핵폭탄을 보유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려면 아직 갈 길은 멀다"고 설명했다.

미국내 손꼽히는 핵 과학자인 헤커 박사는 미국 핵과학협회 시보르그상을 수상했으며, 1986년부터 1997년까지 소장으로 근무한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1945년 역사상 처음으로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던 세계 최고의 핵 과학연구소이다. 헤커 박사는 2004년 1월 방북,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확인하는 등 지금까지 7차례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핵 관련 고비 때마다 북한의 초청을 받았다.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북한 담당관을 지낸 칼린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미국의 대북정책 리뷰' 제하 기고문에서도 "미국은 시간과 주변 환경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요구에 순응하기를 기다렸으나, 북한은 자신들의 계획을 구축해왔다"고 논평했다. 그는 "북한과의 지난 16년간 관계에 관한 철저한 재검토, 우리가 그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분석, 그리고 선택 사항에 대한 정직한 평가"라고 말하고 "대북 제재 정책의 실효성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데 달려있지만 중국은 오히려 북한을 밀어붙이는 대신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대령급 실무자를 대표로 한 남북 군사회담이 내달 중순 판문점에서 열릴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에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예비회담 개최 제안을 이달 26일 혹은 27일 정도에 할 계획"이라며 "내달 중순 판문점에서 대령급 실무회담을 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회담이 될것이지만 나아가 북핵에 대한 남북 혹은 6자회담도 있을 전망이다.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북한이 핵을 생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반도에 핵이 존재하는 것은 현 세대뿐 아니라 후손에게도 엄청난 불행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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