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교회 안 나간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목사님 때문이다. 목사님께서 하시는 행동이나 사고방식 등 모든 것들이 내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예수님 품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목사님이 싫고도 싫어 교회를 나가고 싶지 않을 뿐 이다. 그런데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우리를 경악케 하시는 목사님이 한, 두 분이 아니셨던 것 같다. 어느 교회는 사람들이 놀랄만한 돈을 투자해서 교회를 신축하겠다고 밝혀 우리들을 놀라게 하더니 곧이어 삼일교회 전병욱목사님이 여신도를 성추행하여 우리들을 경악케 하였다. 여기에 덧붙여 신묘년이 시작되자마자 소망교회 김지철목사님과 부목사님들간의 난투극까지 접하고 보니 목사님들에 대해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렸다. 아니 목사님들이 우미관 출신인지, 명동파 출신 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어디 교회에서 있을 법한 일인가? 그리고는 그 행동에 대해회개해도 될까 말까 한데 서로 맞고소 하는 모습까지 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혀 버린다. 이런 분들이 하나님 말씀 전한다고 뻐젓이 단에 서서 설교를 하신다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 일 뿐 이다.

하기사 교회가 이런 꼴을 보인지는 오래 되었다. 하나님의 종인 목사들이 하나님의 대변인이라고 거들먹거리고 자기를 통하지 않으면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못 받는다는 식으로 성도들을 철저히 세뇌 시킨 결과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이다. 온전히 기복중심으로 교회를 끌고 가고 이를 통해 목사들은 교회에서 왕중왕으로 군림한다. 교회 시스템이 목사에, 목사에 의한, 목사를 위한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큰 교회, 큰 성전, 많은 성도와 기막히게 좋은 건물을 만드는 것이 목회의 목표가 되었고 이를 통해 목사님들은 명예와 부 그리고 안락을 추구해 왔다. 심지어 설교 시간에 여름휴가를 3주가겠다고 당당하게 말하질 않나 자기 맘에 안 드는 신도가 있으면 실명 거론하면서 공격해대고 도무지 설교 시간인지 유세를 듣는 것인 지 구분이 안 간다. 이러다보니 이런 교회를 안 다니고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큰 은혜가 된다.

'너 살고 나 살자'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너 죽고 나 살자'는 것이 공산주의이다. 이에 비해 '나 죽고 너 살라'고 하는 것이 기독교정신이다. 그리고 이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신데 작금의 교회는 목사만 살고자 한다.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사랑인데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주먹이라는 비야냥에 대해 할 말이 없다. 더 나아가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돈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고개를 들 수 없다.

그나마 교회에 대해 하나님이 손을 안 보시는 것은 지금도 골방에서 무릎 끊고 눈물의 기도를 하시는 목사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시는 목사님들의 영향력보다 제일이 주먹이고 돈이며 권력이라고 생각하시는 목사님들의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니 한숨이 절로 나올 뿐 이다. 주여, 한국 교회를 불쌍히 여기소서.

/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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