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의 무기

'정직'학교 앞 큰 글씨 /하루에도 몇 차례 씩, 듣고 또 들어 /덕지덕지 귓밥으로 솔았는데......./하나같이 꿈쩍않는 거짓말 어른들, /꿀꺽 꿀꺼덕 삼키는 소리 /'아냐, 난 아니야'내젓는 손짓. '땅 따먹기 딱지치기 아이 놀이는 /끝나면 네 것 내 것 모두 우리 것./필자의 시 '흉내 내기 전문이다.

살아가면서 별별 사람과 만난다. 가진 건 없지만 멋있게 살아가는 사람,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늘 허기진 듯 걸걸대는 사람, 승승 장구로 부러움의 대상인 사람, 끝이 지저분하여 번쩍거린 명예를 더럽힌 사람까지 말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상에는 보통사람에게 서 기운 빼가는 아이러니컬한 사람과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 조화되어 다시 기운 차리는 토닥거림을 본다.

-기업인의 무기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가는 기업. 우리고장 한국도자기 사례에 힘이 불끈 솟는다. 지금까지 부도 위기만 서너 차례 겪었으나'기업은 직원의 행복을 빚어내는 일터'라며단 한 번도 구조조정 없이 회사일지를 써왔다고 한다. 조금만 뒤돌아보면 그 상대가 모두 내 형제이고 찌든 내 아버지 모습으로 다가섬을 일찌감치 눈치 챈 때문일까.'최고급 품질관리와 건실한 재무구조'로 글로벌 위기를 거뜬하게 헤친 한가족 경영철학은 졸부들의 경전으로 다가선다. '술은 석 잔만 마시는 게 좋지. 그 이상 넘어가면더 이상 즐겁게 마실 수 없기 때문'이란 ceo.정말, 남을 살리고 그 보람에 다시 내가 사는 평범한 진리하나를 얻어낸다.60년간 국내 간장업계 최고 자리를지키면서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도 겪지 않은 기업이 또 있다. '천천히 제대로'라는 슬로건으로 더디 가더라도 제대로 해온비결의 힘이었다. '성공한 사람은 마음이 교만해지고 방자해져서 마침내 위기를 맞고 망하게 됨'을 잠시도 잊은 적이 없단다.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을 내가 만든다'는성공 뒤의 성공이 더욱 혹독한 책임감과 장인정신에 벅찬 감동으로 얽힌다. 두 기업의 경영은 뭔가 닮아도 한참 닮았다.

-교육자의 무기

우리학교가'방과후 베스트 스쿨'로 선정된 후, 부산과 경기,강원에서까지 축하와 함께 여러 질문을 받았다.'경산초 어린이들은 뭘 배우고, 무슨 놀이를 하며, 어떤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시나요? ' 그러나 대답은 한가지다. '똑같은 교육과정으로 공부하며 놀이 역시 다를 게 없습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구요. 한가지 특별한 건 모든 어린이가 즐겨 참여하고 엄마 같은 선생님 품이 자랑입니다.'또 묻는다.'학교장의 경영 중점'을. '교육과정의 충실한 운영입니다.' 그래서 더 활달하고 유난히 눈이 잦아 미끄러운 올 겨울 길도 피하지 않고 방과후 보금자리에 참여하여 뜨겁게 달군다. 잔소리 많은 엄마가 싫으니 서슴치 않고 '죽었으면 좋겠다'며 희죽거리는 아이도 더러 있다. 하물며 선생님 간섭을 좋아할 리 만무다.말하기 보다 듣기에 강한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법. '말로 돋보이고 성공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는 옛날 얘기다. 교육도 엄마의 간섭처럼 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사실, 간접체벌 논란으로 신경 쓰인다. 비겁하다고 느낄지 모른다. 투정부리는 아이들을끌어안기엔 따뜻한 가슴과 자세가 먼저다. 그게 바로, 가르침의 권위 아니던가? 교육 발전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내용의 변화이기에 때를 맞춰 그칠 줄 알고 그만 둘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학교는 많은데 교육이 없고, 교사와 학생은 많은데 스승과 제자는 없다'고?.... 만만해 하는 듣기 싫은 말이 없어지는 날, 교육은 성공후 성공으로 답할 것이다.

/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 시인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