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나라들 중의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 코칭(coaching)에 대한 관심이 거의 모든 사교육 현장에서 폭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울러 사교육이 극성맞을 정도로 활성화된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학습코칭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현상이라고 생각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마법의 코칭>의 저자인 어노코토 히데타께가 정의한 코칭의 철학 중 아이들의 학습과 관련시켜 제3철학을 살펴보면 약간은 걱정되면서도 의미가 있는 말이 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다시 말하면 코칭을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주고 스스로 노력하게 도와줄 수 있다는 말로써 어쩌면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해 꿈꾸는 로망으로 현혹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말이다.

최근에 학습코칭이라고 사례되는 일들을 접하면서 걱정스런 양상을 발견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 일례로써 tv광고에서 선전되는 x학습지 회사에서 어린이들의 견해인 "공부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공부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것입니다"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들을 코칭한다는 것은 아이들의 잠재능력이 극대화되도록 자기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스로 생각하고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이끌기보다는 코치가 경험적으로 입증된 방법을 사용하여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이끌어감으로 해서 혼자서는 공부를 못하고 누군가가 항상 곁에 있어야만 안심하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대단히 위험함과 동시에 창의성을 잃을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부모들이 단시간 내에 많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장기간 계속적으로 그들을 관찰하면서 보살펴주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 동안 학습코치에게 아이들을 맡겨서 많은 것들을 요구하기보다는 코칭마인드를 가지고 그때그때 적절한 대화를 통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학습의 멘토가 되어 아이들 스스로를 깨우쳐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따라서 성적에 대한 부모의 욕심과 진실이 혼동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부모들은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은 진실이고 아이들이 공부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진실은 진실인 줄 알고 두려움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욕심은 욕심인줄 깨닫고 자제해야만 한다.

지금 부모들은 시야를 조금만 넓혀서 학습코칭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단지 공부를 잘하게 하거나 단시간 내에 성적을 많이 올리게 하는 코칭이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소중한 화초를 기르는 정원사의 마인드로 코칭을 해야 한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들도 많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이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지 무조건 그들을 도와줘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배움을 하나둘씩 늘려 가면 조금은 늦는 것 같아도 결국 인생뿐만 아니라 공부의 중요성도 저절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시야를 넓혀 아이들을 바라보고 느긋하게 코칭한다면 아이들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학습코칭이며 그들에 대한 진정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기태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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