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1950년 '감자꽃' 등 주옥같은 작품 지어내

[충청일보]'감자꽃'으로 알려진 충북 충주 출신 항일 문학가 권태응 선생(1918~1951·사진)의 미발표 작품이 최근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충북작가회의) 기관지 '충북작가' 30호에 발표됐다.<본보 16일 자 7면 보도>

이번에 발표된 작품은 소설 '지열', 희곡 '동지들', 수필 '산울림','파릿채', 만문 '좌우론' 등 5편으로 동요작가 겸 시인으로만 알려진 권 선생의 다양한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에 본보는 33세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독립유공자 권 선생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작품, 방치된 생가터 문제 등 짚어 본다.

1918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동천 권태응 선생은 15세가 되던 1932년 충주 교현보통학교를 졸업했으며, 이후 1937년 지금의 제일고등보통학교(현 경기고)를 졸업하고 이후 일본 와세다 대학 전문부 정경학과를 입학한다. 방정환이 만든 '어린이지'에 동시를 쓰면서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음악과 운동도 좋아했다. 다정다감한 성격이지만 정의감도 강했다.

그러나 일본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과에서 수학하던 중 1939년 '독서회' 사건으로 치안유지법 위반죄에 몰려 1년 동안 도쿄 스카모 형무소에 갇히게 되고 학교도 퇴학 당한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폐결핵에 결려 이듬해인 1940년 풀려났다. 1941년 인천 적십자 요양원에 입원해 3년간 요양생활을 하다가 1944년 퇴원해 결혼했으며 그 즈음 충주 고향집에 정착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가진 두 차례의 피난으로 제대로된 요양이 이뤄질 수 없었던 시인은 결국 병세가 나빠져 1951년 3월 만 33세 2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 2005년 권태응 시인은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토속적인 소재의 선생 작품들은 충주에서 요양하면서 쓴 것들로 동요시인 권태응은 1945년부터 1950년까지 마치 자신이 동요를 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듯 온 마음과 힘으로 주옥같은 작품을 지어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48년 출간된 동요집 '감자꽃'과 동요 '도토리들', '산샘물', '달팽이', '꽃모종' 등이 있으며 1968년 충주 탄금대에는 동요 '감자꽃'을 새긴 그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1997년부터 매해 권태응 문학잔치를 열며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있다.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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