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아침에]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해마다 10월이 되면 우리나라 대학교는 본격적으로 입시철로 접어든다. 요즈음은 대학입시가 워낙 다양하게 이루어져서 고등학교 3학년이 시작되는 3월부터 일 년 내내 입학전형에 신경을 쓰지만 10월이 되면 대학입시에 꼭 필요한 수학능력시험 지원과 대학교에 따라 진행되는 수시모집 지원이 보통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고3 수험생을 가진 가정에서는 자녀의 대학 입학에 대한 관심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인 것이 통례이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게 변화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 즉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대학 입학생 수급에 대한 변화가 이제는 현실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특히 금년부터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번 우려의 목소리가 지적되었던 전국 대학 입학 정원수가 전국 고3 학생보다 많다는 것이다. 언론에 의하면 2021학년도 전국 대학 입학 모집 예정 수는 약 55만 명인데 비해 전국 고3 학생 수는 약 43만 명이어서 대학입학 정원이 지원자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처음 발생하여 전국 대학들이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에게 대학교육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주는 고등교육 기관이며 동시에 우수한 대학교육의 인재양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 기반이 될 수 있다. 지난 9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 에서 발표된 세계 우수대학 랭킹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세계 우수 100대 대학 안에 두개 대학만이 들어가는 수모를 겪었다. 비록 우수 대학 평가 지표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과는 다소 상이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세계 제일의 교육열과 고3 학생들의 대학 입학률, 사교육비를 생각한다면 부끄러운 성적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세계 우수 대학에 100대 대학에 가장 많이 들어간 나라는 역시 미국이며 미국은 전통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대학의 경쟁력이 탁월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 대학의 경쟁력이 뛰어난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첫 번째는 각 대학들이 각기 특화된 대학 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실세계에 맞게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어떤 국가도 따라가기 힘든 것으로 예를 들면 미국대학 졸업생들은 일반적으로 취업후 따로 취업 회사나 기관의 일정한 교육이나 연수 없이도 입사 후 다음날부터 현장에 투입이 가능할 정도로 경쟁력 있게 현장에 필요한 교육을 대학에서 미리 이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평소에도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교육 뿐 만 아니라 적절한 온라인 교육을 꾸준하게 항상 해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마다 시대에 맞는 MOOC(Massive Online Open Contents) 교육을 지금까지 대부분 해오고 있어 최근과 같이 코로나19 시대에만 하는 우리나라 대학교육 과는 분명히 차별성이 있다.

세 번째는 대학 재정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경영에 필요한 대학 운영비에 있어 대학 재학생의 등록금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미국 우수 대학들은 대학마다 연구기금이 쌓이다 보니 학생들의 등록금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원하는 교육과 연구를 충실히 할 수 있고 더불어 국가 발전 성장 동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우수 대학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거시안적으로 시대를 내다보며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성큼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대학경쟁력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리고 근시안적으로 단순하게 대학입학생 모집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보다 대학 경쟁력 혁신을 통한 미래지향적인 대학 변화 추구에 매진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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