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열며]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오늘날 기술혁명의 시대 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기업 현장은 센서, 블루투스, 인터넷 및 인공지능의 연결기술을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사물과 사물이 서로 소통하고 상호 통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작업장에서는 사람이 자율성을 가지고 기계를 통제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계를 비롯한 사물들이 필요에 따라 자율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내리는 의사결정이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이른바 인공지능기술의 발달은 그 끝을 알기가 어렵게 되었고, 인공지능에게는 조속히 법인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더 효과적인 부문에 대해서는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여 생산성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경영의 원리에 맞는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작업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기술우위 관점의 도입에 대하여 정신과 육체를 이용하여 노동을 하고 그 결과로써 경제문제를 해결해 온 인간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늘 반동에 의해 갈등을 일으키면서 합의점에 도달했듯이 최근의 혁명적 기술발달에 따른 문제 역시 인간과 인공지능이 조화와 협업을 통하여 생산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

기존처럼 기술이나 기계는 철저히 객관화하고 오직 인간만이 작업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관념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때문에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이제 인간과 기계가 어떻게 결합하여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것인가로 관리의 초점이 옮겨가야만 한다. 기계, 기술,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이 각각 자율성을 가진 주체로써 서로가 서로를 해석하고 이해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작업을 수행하도록 조직관리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조직 관리에 있어서 인간과 기계 중 누가 더 우위에 있다는 위계적 관점의 관리방식은 어느 한쪽을 수동적 위치에 둠으로써 생산성을 저하시키게 된다. 따라서 조직에서 성과를 높이기 위한 인력관리는 이제 네트워크형 관리로 넘어가야 한다. 이때 네트워크 관리의 대상은 분명히 이종(異種) 네트워크이다. 사람이 행위자로서의 주체적 능력을 가지는 것처럼 기계나 사물들도 인간과 조직과 사회를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는 주체자로서 인정을 하고, 이들과의 네트워크적인 관점에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기술혁명의 시대 속에서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한 인력관리 전략의 첫 번째는 사람을 채용할 때 관계역량이 뛰어나면서도 기계어에 능통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 기계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성과달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기계나 다른 사물들과의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지 못함으로써 성과달성에 방해가 된다.

또한 인력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평가에 있어서는 질적인 측면에서 협업역량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사람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사물들과의 협업이 심도 있게 평가되어야 한다. 모든 작업장에서 평가지표의 혁명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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