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적인 대유행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하자 오늘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각각 2.5단계와 2단계로 격상했다. 시행기간은 오는 28일까지 3주간으로 크리스마스 연휴를 포함해 사회 내 활동을 상당부분 제한한다. 상황에 따라 기간을 연장 또는 조정할 수 있지만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은 문을 닫고, 학기말의 학생들은 또다시 화상수업, EBS 강의 콘텐츠, 과제 수행 등의 온라인수업으로 들어가야 한다.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교육격차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생긴 학습 공백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교육 불평등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노후화된 장비 또는 낮은 품질의 인터넷 망,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장소에 처한 학생들 등 온라인으로 학습하기에 부적절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발생한 것이다. 학교관리자의 80%, 교사의 81%, 학부모의 82%, 학생의 63%가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등교수업을 하지 않는 날의 경우, 학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강득구 의원실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에 의하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점심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상 7.9%, 중 11.4%, 하 20.7%),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먹는 습관이 가정경제 수준이 높은 학생은 32.7%가 줄었다고 답변한 반면 가정경제 상황이 낮은 학생들은 35.9%가 늘었다고 응답하고 있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간의 상호적 관계를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 대체불가능성을 찾아가는 인간의 끊임없는 성장 과정이며 여기에 ‘돌봄’은 필수조건이다. 인간행동의 계획적·긍정적 변화와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도와주는 교육적 과정 속에는 돌봄의 기능이 함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계에서는 아직도 ‘교육’의 측면만을 강조하고 교육의 실천적·기능적 측면에 불가결의 요소라 할 수 있는 ‘돌봄’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향이다.

우리사회는 국민들의 일·가정 양립을 목적으로 다양한 시설에서 영유아, 학령 전,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유아의 경우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한 ‘돌봄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교육부의 ‘초등 돌봄교실’,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및 ‘방과후 어린이집’, 청소년의 경우에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 등을 통해 돌봄을 시행하고 있다.

소수만 부를 누리고 다수가 빈곤의 위협에 시달리는 사회는 안정적일 수 없다. 코로나 사태는 가진 자와 갖지 못한자, 고급 노동자와 막 노동자의 삶의 간격을 더욱 벌려놨다. 앞으로 인공 지능이 발달해 대다수 일자리를 로봇이 대신하게 된다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돌봄 서비스’는 이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전국 유·초·중·고등 학생의 원격수업 불이익의 해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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