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복원·문학관 건립·문학행사 예산 등 숙제로 / 충북작가회의 "문단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

[충청일보]권태응 선생(1918∼1951)의 미발표 작품을 공개한 충북작가회의는 문단 안팎으로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도종환 시인 등 충북작가회의 임원들은 권 선생이 고향으로 돌아와 병상에 누워 집필한 작품 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권 선생의 아들 영함씨를 만난 도 시인은 "동시만 300여 편, 희곡, 수필, 소설 등이 90여 편에 이르는 등 수백 편의 작품을 소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태응 선생의 작품은 혈육인 아들영함씨가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함께 가지고 간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현재 권 선생의 작품의 상당수가 발표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권태응 선생의 전집 발간을 추진 중인 충북작가회의는 문단을 넘어 충북도, 충주시 등 자치단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수년 째 방치된 충주시 칠금동 381번지 일원(2881㎡)의 권 선생의 생가터도 숙제로 남고 있다. 지난 2006년 민예총 충주지부가 청주보호관찰소 충주지소 신축부지가 권 선생의 생가터라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크게 이슈됐지만 이후법무부에서 기획재정부 소유주체만 달라 졌을 뿐 생가 복원 및 권태응 어린이 문학관 건립 등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학혼을 기리기 위한 문학행사도 역시 예산이 적게 지원되고 있어 취지를 살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가 개최하는 '감자꽃 동시백일장'은 올해로 34회를 맞았지만 수십 년째 시 보조금은 100만 원에 불과했다. 행사 사업비가 총 450만∼500만 원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는 다행히 충북도 문예진흥기금 180만 원을 받게 돼 시 보조금과 합쳐 280만 원 사업비는 확보했다.
매년 6월 충북작가회의가 개최한 '권태응문학제'는 시행 14년째지만 독립유공자 자격으로 지난해 보훈지청에서 받은 사업비는 130만 원선. 올해부터 지원이 어렵게 되자충북작가회의는 충북도문예진흥기금 신청해 15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하지만 이 기금은 원고지 등 문학재에 필요한 물품 구입비로만 쓰일 뿐 기타 행사비는 모두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충북작가회의 관계자는 "문진기금으로는 원고지밖에 마련하지 못한다"며 "현실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충주시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충주시립도서관을 신축하며 구 도서관건물을 충주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해 권태응 선생을 비롯한 작고문인 5명 등의 충주출신 문학인의 사진과 양력,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며 "독립유공자인 권태응 선생의 문학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특정문인의 문학관 건립하는 것은 충분히 검토해야 할 사안인 것 같다"고 밝혔다.<끝>/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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