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스포츠경기 중 하나가 프로권투였던 것 같다. 세계타이틀 경기가 벌어지는 밤이면 온 거리가 사람들이 안 다닐 정도로 한산하기까지 했다. 당시 유제두, 홍수환, 염동균, 박종팔 등은 국민적 영웅이었다. 단명한 챔피언들이었지만 인기는 대단한 복서들이었다.

80년 중반 쯤으로 기억나는 일이 있다. 신문기사를 보다보니 포장마차에서 박종팔이 취객에게 얻어맞았다는 기사였다. 이 기사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그 취객은 때린 사람이 박종팔인 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박종팔은 자신이 주먹을 휘두르면 상대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맞기만 했던 것이고.

원래 진짜 주먹 센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 안 건드린다. 소위 양아치들이 주먹 휘두르며 까불거리는 것이고.

촛불로 탄생한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아래와 같은 글이 떠오른다. 잠자리 한 마리가 가만히 풀 위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살금살금 다가와 있는 힘껏 잠자리채를 휘둘렀습니다. “윙”하고 바람 갈라지는 소리에 잠자리는 날개를 폈습니다.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한 잠자리가 아이를 향해 말했습니다. “나에게 날개가 없었다면 어린 너한테 잡힐 뻔 했구나”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잠자리는 온몸을 뒤틀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아이에게 말을 하다가 그만 거미줄에 걸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파르르 날개를 떨고 있는 잠자리를 보며, 거미가 말했습니다. “너에게 날개가 없었다면 이렇게 거미줄에 걸리진 않았을 텐데~ 아무리 움직여 봐야 소용없어. 움직일수록 더 조여들 뿐이니까.” 거미는 그렇게 말하고 재빠른 동작으로 잠자리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순간, 산새 한 마리가 허공을 가르며 총알처럼 날아왔습니다. 산새는 표적처럼 박혀있던 거미를 낚아채듯 물고 갔습니다. 그리고 신음하는 거미에게 산새가 말했습니다. “거미야, 미안해 네가 몸을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만 않았어도 나는 너를 보지 못했을 거야”

우린 부족함 때문에 오히려 넉넉해질 때도 있습니다. 여당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 힘으로만 밀어 붙이는 모습 속에 우리들의 한숨도 커져간다.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하는 정책마다 우리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오죽하면 아무 일도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우리는 새가 나는 원리를 이용하여 비행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비행기는 날개 짓을 안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원리를 채택은 했지만 적용에 있어서는 최적화를 했다는 말이다.

예로서 부동산 정책 등을 보면 전세 임대차법에 대한 취지는 정말 좋다. 그러나 그로 인해 전세가가 폭등하고, 이럴 바에야 아예 싼 집이라도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니 집값이 오르고 또 이것이 고가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원인이 된다.

좋은 정책이라도 우리들이 비행기가 날개 짓을 안 하게끔 설계하듯이 실행에 있어서는 최적화하는 정책 수립과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정부여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솔직히 올해는 좀 웃었으면 한다.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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