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날씨가 마치 봄날 같고 대기질 상태도 좋다. 1월 초순엔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더니 하순이 시작되면서 포근한 기온을 보인다. 산책길에는 인파로 북적이지만 모두 마스크와 거리두기를 준수하여 대견스럽다. 어느새 길가의 매화나무에 꽃눈이 제법 몽글몽글하고, 아직은 한파가 몰아칠 텐데도 부지런한 까치 부부가 집 손질을 하는 것을 보니 자연의 섭리가 경이롭다.

악랄한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발생한 지 일 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터널 끝이 보이지 않아 착잡하다. 자유롭지 못한 일상과 각종 속박 속에 힘겹게 버티고 있으니, 예방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건강을 돌아볼 때이다. 몸은 물론 코로나 블루 같은 증세도 마음 관리를 잘하여 극복해야 한다.

장수(長壽)는 타고난 운명이라고 쉽게 넘길 수도 있지만, 조선일보 장수 기획취재팀과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가 국내 100세 이상 ‘장수인’ 150여 명의 장수 비결을 알아본 기록을 보니 놀랍다. ‘장수의 비밀: 건강하고 행복하게 100세를 사는 법’(조선일보사 펴냄)은 보통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생활 방법을 과학적으로 제시하여 많은 교훈을 준다.

장수인의 음식은 제철에 나는 야채를 데쳐 먹었고, 두부·청국장·콩자반·두유 등 콩으로 된 음식을 즐겼으며, 삶은 돼지고기를 자주 먹었고, 된장·고추장·간장 등 메주를 띄워 만든 재래식 장류를 즐겼으며, 규칙적으로 고르게 즐겁게 먹었다니 본받고 싶다.

건강하려면 무엇보다 마음도 잘 다스려야 한다. 우리나라 백세인들은 어떤 성격적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낙관적이고 느긋한 줄 알았는데 속에 담아두는 법이 없이 ‘할 말은 하고 본다’라고 한다. 맺힌 게 없으니 스트레스를 덜 받고, 너그러우면서도 욱하는 면이 있는 듯하다.

백세인들은 대체로 자기 몸을 먼저 챙긴다. 이기적인 성격 같지만 스스로 위하고, 먹고 싶은 것과 입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를 거침없이 표현하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 활달한 성격이라 한다. 필자 역시 매사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 하는데……. 또한 자기 고집과 주장이 강한 편이지만 주어진 운명이나 현실에 순응한다. 억지로 안 되는 일을 하려 시도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현실과 타고난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써 요즘처럼 부조리가 난무할 때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대범함을 배워야 하겠다.

벤자민 플랭클린이 말했다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철칙으로 알았는데, 장수인들은 대체로 부지런한 성격이지만 매사 서두르는 법이 없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된다는 것이 생활신조”이고 낙관적이라 한다.

행복(幸福)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할 때 면역세포의 일종인 T림프구(T세포)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만 시기, 질투, 분노, 미움, 두려움, 원망이나 불평, 낙심, 절망, 염려, 용서 못함,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면 T림프구가 변이되어 암세포나 병균을 죽이는 대신 거꾸로 자기 몸을 공격하여 몸에 염증이 생기게 하거나,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니, 몸과 마음을 지혜롭게 잘 관리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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