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각종 와인 품평회 휩쓸며 명품 입증
독특한 제조법으로 맛·향 차별화 전략 성공
'이야기 있는 와인' 소비자들에 선풍적 인기
지역특산물 '감' 이용한 와인, 해외서 호평

 

충북 영동에서 포도밭을 직접 일궈 이야기가 있는 포도주를 선보이기 시작한 오드린 와이너리 박천명 대표가 매년 각종 와인 품평회를 휩쓸며 와인 업계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드린 와인이 주가를 올리는 것은 독특한 제조법으로 맛과 향을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토종와인 생산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박 대표를 만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맛있는 와인은 이유가 있다는데.

"1974년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에서 포도재배를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포도 명가이다. 1대 경영주는 포도재배의 기본 농법을 정립했고, 2대 경영주인 박삼수 대표(71)는 고품질 포도를 연구개발에 집중했고, 황간포도 수출협의회를 결성해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미국으로의 수출길을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2005년 고품질 농산물생산의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포도명가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2006년에는 고품질 포도를 인정받아 영동군 2대 포도왕으로 선정됐다. 2010년에는 지역의 포도 농가에 고품질 포도 농법을 공유하며 지역의 포도산업 육성에 큰 역할을 해 영동군민대상을 수상했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버지의 귀농 권유로 1년간 아내를 설득해 2010년 3월 고향으로 귀농하며 가업인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8년 된 엄마표 와인 한잔'이 얼어붙은 나의 가슴에 열정의 불씨를 만들었고, 영동군에서 운영하는 와인 아카데미 3년 과정을 수료하고,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한국와인의 가치창조'라는 큰 꿈을 안고 달려왔다. 지금은 U1대학교에 편입해 양조학을 배우고 있는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배움과 연구를 지속하며 와인에 미친 남자로 살아온 지 벌써 10여 년 국내외 와인품평회에서 40여 회 수상하며 전문가로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역의 유·무형의 자원과 와인을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농업농촌융복합산업 부문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로써 오드린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2대에 걸쳐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명실상부한 포도명가와 와인명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야기가 있는 와인을 출시했는데. 
"오드린에는 달콤한 스위트 와인 브랜드인 '베베마루'가 있다. 베베마루란 내를 위하고, 아내를 위하고 설레이게 하는 와인이다. 부제로 '아내를 위한'과 '내를 위한', '설레임'이 있다. 가화만사성을 기본 컨셉으로 만든 와인들이다. '베베마루 내를 위한' 와인은 영동의 특산물인 감을 이용해 만든 와인으로 잘 익은 홍시의 달콤함을 와인 안에 담았다. 감와인은 양조에 대한 높은 스펙이 요구된다. 그만큼 양조하기 쉽지 않은 와인이기에 소중하고 특별한 나를 위해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베베마루 아내를 위한' 와인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부터 만들어진 와인이다. 술 한잔하고 늦게 귀가했거나,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힐 것 같다고 한다면 이 와인과 더불어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한다면 아내의 바가지 대신 사랑이 무르익을 것이다. '베베마루 설레임'은 첫 키스의 설렘을 담은 와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느낌은 조금씩 사라지고 없어져 간다. 이 와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20대 풋풋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 보기를 기대해 본다."

 

-오드린의 경쟁력은 뭔가.
"오드린의 경쟁력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50여 년의 포도 역사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온 포도 명가의 자존심과 역사성을 통해 한국와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농업의 가치추구와 지역의 유·무형의 자원과의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재생산을 통한 소비 트랜드와의 접목을 실현하고 있다. 둘째, 와인 생산자의 명확한 철학과 신념이다. 와이너리 초기에 만난 한 소비자가 전한 '절대 돈을 쫓아가지 말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겼다. 이를 통해 좋은 원재료를 통한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최고의 와인으로 가는 시발점임을 인지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행하고 있다. 셋째, 신기술 접목과 연구를 통한 정체성 확립과 독창성으로 차별화 전략을 확립했다. 오드린은 국세청과 농업기술원으로부터 5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와인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했으며, 평범함에 차별화 포인트를 적용해 특별함을 실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많은 연구와 노력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 농법에서는 자체개발한 순환농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와인 양조에서는 시그니처 발효 숙성기술을 적용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의 경지에 이르렀다."  
 
-오드린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특징은.
"'베베마루' 와인은 '아기의 순수함과 정직함으로 정상의 자리에 서겠다'는 오드린의 양조철학과 초심을 온전히 브랜드에 담았다. 2017년 9월 1일 한국적인 이미지 컨셉으로 보다 높은 퀄리티와 세련미로 리뉴얼을 단행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베베마루 아내를 위한', '베베마루 내를 위한', '베베마루 설레임' 등 베베마루는 계속 변화할 것이다. 2019년 11월 15일 대한민국 모든 술이 모이는 '우리술 대축제'에서 리뉴얼 Ver 4.0판을 출시했다. 리뉴얼판에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담았고, 베베마루 아이덴티티 확립에 노력했다. Ver 4.0판 기본 컨셉은 블랙 바탕에 레드, 로제, 옐로 색감을 이용해 캐쥬얼한 느낌과 세련미를 담았으며, 그동안 고객들이 이야기한 원재료와 아이콘 형태의 와인병에 즐거운 음식을 캐릭터형으로 담으며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드린의 철학과 신념이 들어간 와인 '그랑티그르'는 프랑스어로 번역하면 '큰 호랑이 & 대호'이다. 영동 황간면 반야사 맞은편 백화산 자락에 몇천 년의 역사 속에 만들어진 가로 300m 세로 80m의 큰 호랑이 형상의 큰 그림이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해 반야사의 전설과 구설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직접 듣고 이에 맞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런 지역의 유·무형의 자원을 모티브해 만든 와인이 '그랑티그르' 와인이다. 이 와인은 양조자의 철학과 신념을 온전히 제품에 그대로 담았다. 이 와인은 출시와 동시에 출품하는 품평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오드린은 국세청으로부터 2건의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만든 '그랑티그르 S1974'는 '대전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처녀 출전임에도 실버메달을 수상했다. '그랑티그르 M1988'은 와인 전문가가 뽑은 한국와인 3종에 그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을 정도로 특색있는 와인이다." 
 
-현재 연구·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현재 오드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 중인 제품은 화이트 2종과 로제 1종, 레드 1종이 있다. 그동안 오드린은 화이트 계열의 와인이 부족했는데 이번 개발을 통해 2종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는 머스켓 알렉산드리아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이 와인은 상큼함과 약간의 바디감이 있는 와인이다. 두 번째 화이트는 귀족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망고향이 독보적인 존재감이 드러내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향후 1개 업체에만 독점판매권을 줄 예정으로 아직 정해진 행보는 없다. 로제 1종은 현재 특허기술 출원을 한 상태이고 기술이 등록되면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 와인시장 진출 계획은. 
"한국와인의 역사는 50년이다. 하지만 사실상 20년도 안 되는 아주 빈약한 존재로 취급받는 게 현실이다. 값싼 수입 와인과 막걸리가 손쉽게 소비되는 지금, 제품의 안정화, 가격경쟁력 등 한국와인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오드린'은 포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실을 이용해 양조하고 있다. 영동군 대표 특산물인 감을 이용해 만든 '베베마루 내를 위한' 와인은 영동에 자생하는 둥시감을 이용해 만든 와인이다. 둥시감은 사실 이곳에서는 곶감과 식초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 7년 동안 끊임없는 연구로 와인의 가치와 품질을 인정받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와인은 2018년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시알차이나에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2019년 8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바이어와 에이전시에게 인정받은 와인이기도 하다. 소중하고 특별한 나를 위해 마실 수 있는 와인이 바로 '베베마루 내를 위한'이다. 독특한 네이밍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감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들었다. 향후 물량 확보를 통해 수출 길에 오를 예정이다. 
 
-향후 오드린의 발전 전략과 포부는.
오드린은 올해 새로운 와이너리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자연을 품은 와이너리를 기본 컨셉으로 영동와인의 명품화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더불어 농업농촌융복합의 실현을 위해 많은 전문가와 마케터와의 소통을 통해 소비 트렌드와 명확한 정체성 확립에 집중할 예정이다. 향후 '오드린'은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부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많은 사람의 협력을 통해 농업농촌의 융복합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NO.1보다는 ONLY.1'의 가치창조에 집중할 예정이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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