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년의 제1차 학교장 연찬회가 있었다. 학년 초의 바쁜 일정이었지만 알찬 기획과 운영으로 매우 효과적인 연찬회였다.

이기용 교육감님의 인사말씀, 청렴교육, 교육시설 재난관리, 업무협의 모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특히 kist 이민화 교수의 '스마트 코리아로 가는 길, 유라시안 네트워크'라는 강연은 특징있고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공학을 전공한 분이 보여준 해박한 인문, 경제, 역사학적 지식에도 놀랐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안목과 비전 그리고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을 새롭게 제안하였다.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로마로부터 경주에 이르는 유라시안(몽골리안) 네트워크의 중심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필자의 생각처럼 농업국가가 아니라 교역국가였으며, 은둔 국가?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라 개방 국가로 세계 10위권의 경제적 부를 구가한 강국이었다니 정말 감동적이고 희망적이다. 불행하게도 조선 시대에 이러한 네트워크를 일탈해 중국에 합류하고, 18세기 이후 실크로드 또한 쇠퇴함으로써 조선의 정체와 일본의 침탈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분단국의 아픔이 남아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강연자는 개혁, 네트워크 국가로서의 한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자고 하였으며, 또한 이처럼 새로운 정체성 확립이 디지털 노마드 시대인 21세기에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하였다.

디지털 노마드족(digital nomad族)이란 첨단 기술을 의미하는 디지털에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를 합성한 말로 휴대폰과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과 같은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장소에 구애 받지 않은 채 일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디지털 노마드족의 중요한 특성은 이동성을 갖춘 최첨단 it기술을 활용하고,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생활터전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제공하기도 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인 및 사회생활을 영유한다.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과거 유목민의 강한 기질이 우리에게 있다는 말씀을 듣고 우리나라가 it강국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고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이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한국인의 노마드적 dna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역사적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니 참으로 획기적이다. 바로 개방과 공유의 한국이 나아갈 길이고, 그것을 통해 내부의 저항을 외부적으로 승화시키며 인류사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는 지혜로운 길이라는 것도 배웠다.

우리는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몇 안되는 국가 중의 하나다. 지난 100여 년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일본과 아일랜드 정도 밖에 없는데, 우리가 바로 그 문턱에 와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 10년인데 어떻게 해야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개방과 선도의 21세기, 신성장 동력은 디지털 실크로드에 있다. 우리 안에 감춰져 있는 몽골리언 디지털 노마드의 dna를 깨워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고, 리더십을 갖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유라시안(몽골리안) 네트워크를 주도하여, 실크로드를 장악한 몽골리안 국가끼리 경제ㆍ외교ㆍ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해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야한다는 것에 무척 감명 깊었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잠재력에 대하여 고찰해 보는 좋은 기회였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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