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1000만 명의 영화 '해운대'를 제작한 윤제균 감독은 일본 서쪽 해역에서 강진이 발생해 대마도가 가라앉고 초대형 쓰나미가 부산 해운대로 몰려온다는 설정 아래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속 지진은 규모 8.5, 쓰나미 최고 속도는 시속 700㎞. 이번 일본 대지진의 규모는 9.0이었고, 최대 높이는 23m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 출신의 롤랜드 에머리히가 만든 영화 '2012년'은 고대 마야 문명에서부터 끊임없이 회자되어 온 인류 멸망이 시작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고대인들이 예언한 대로 지진과 화산폭발, 거대한 해일 등 각종 자연 재해들이 발생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후의 순간이 도래한다는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이 밖에 많은 영화와 소설에서는 산유국이 밀집된 중동과 아프리카, 핵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한반도, 세계 최대 원전국가인 일본 등에서 '지구종말'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작전명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이 참여한 다국적군이 지난 19일 감행한 리비아 군사공격의 작전명이다.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영웅 오디세이는 애초 지중해를 무대로 한 트로이전에 나서기를 거부했다가 참전 후 맹활약하며 트로이 원정에 성공했다.

연초 미국 아소칸주에서의 시작된 세떼 죽음이 루이지애나, 일리노이, 테네시, 애리조나, 조지아, 매릴랜드 등으로 확산됐고, 국내에서도 해마다 예측하기 힘든 기후변화로 사람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영화와 소설 속의 '지구종말'에 대해 관객동원용 소재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고, 대형 쓰나미에 도시 전체가 쓸려 나간 일본의 참상을 보고도 한반도는 '축복받은 땅'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안했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과 리비아 전쟁, 북한의 핵개발,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신종플루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 등이 높아지면서 '지구종말'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태양의 흑점 폭발이 전파교란 등으로 이어져,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핵 전쟁이 발발하고, 전 세계가 방사능 공포에 '죽음의 도시'로 전락하며, 대형 쓰나미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까지 덮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엄습하고 있다.

쓰나미에 고립된 사람이 일본 자위대 헬기에 구조돼 위태로운 생명줄을 잡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일부에서는 '휴거'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생각했고, '지구종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나라의 고대명산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뉴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우리는 영화 '해운대'를 보고 바다에 놀러가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말해줄 수 있는 것일까.

농촌지역 곳곳에 들어선 '사이비 종교'의 폐혜를 나무라기만 할 수 있는 것일까. 불안할 수록 사이비 종교가 창궐하는 현상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이제라도 인류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기본이 바로 서야 한다. 과학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 인류의 불안한 심리를 극복시키기 위한 '재난교육'과 '공멸'을 막을 수 있는 국제사회 공조, 무엇보다 철저한 가정교육을 통한 인간성 회복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종말'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김동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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