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일 년이 훨씬 넘도록 힘들게 하는 코로나19는 우리나라만의 고통은 아닌가 보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본 프랑스의 어느 레스토랑 대표는 “봉쇄령으로 레스토랑을 닫으니 배달, 포장 판매만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게 필요했어요. 한국 음식을 생각하게 됐죠.”

10여 년 동안 한국을 오가며 한식에 대한 레시피(조리법)를 연구한 그는 폐쇄 조치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김치볶음밥, 파전, 양념통닭 등을 도시락 메뉴로 내세웠다고 한다.

양념통닭 이야기에 문득 서울 서교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젊은 박재휘 대표의 미담이 떠올랐다.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치킨을 대접해 화제를 모은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7호 홍대점 대표는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하여 귀감이 된다. 할머니와 7살 어린 동생과 함께 사는 형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어린 동생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보채 단돈 5,000원을 들고 여러 군데를 갔지만 거절당했는데, 그런 형제를 발견한 박 대표는 자신의 가게로 안내하여 치킨을 무료로 대접했다. 이후 동생은 형 몰래 몇 차례 그 가게에 갔고, 그때마다 박 대표는 치킨을 줬다. 또 머리가 긴 동생을 미용실로 데려가 머리를 깎아 보내기도 하였다니…….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그 치킨집에 발길을 끊었고, 약 1년 후 이 고등학생은 본사로 손편지를 보냈다. “뉴스에서 요즘 자영업자들이 제일 힘들다는 말이 많이 들려 철인 7호 사장님은 잘 계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처음 본 저희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 후 주문은 물론 응원과 성금 기탁 등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박재휘 대표는 "저를 '돈쭐' 내주시겠다며 폭발적으로 들어오는 주문과 매장으로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고, 선물을 주고 가시는 분들도 있다. 심지어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신다. 또 전국 각지에서 응원전화와 주문, 댓글이 지금 이 시간에도 쏟아지고 있다. 글이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인사했다.

또 한 가지 기쁜 소식도 들린다. 김치가 코로나19 증상을 덜어준다는 연구결과가 처음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으로 2010년 설립돼 지금은 광주에 있는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폐의학과 장 부스케 명예교수 연구팀과 1년 동안 공동연구한 결과를 내놨다. 김치의 재료인 배추, 고추, 마늘 등에 함유된 각종 성분이 인체 항산화 시스템을 조절하는데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한다니 무척 고무적 정보이다.

코로나19 파동이 장기화하여 영업이 잘 안 되는 어려울 때인데도 이처럼 봄볕처럼 가슴 따뜻한 장한 일을 한 박 대표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치킨집 주인의 선행에 힘입어 어려운 청소년 가장이 자신이 받은 은혜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갚겠다는 의지를 갖게끔 만들고, 전국적으로 착한 갚음의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아직은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좋은 일들이 계속 이어져 온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고 진정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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