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우리 민족은 흔히 “단결력이 약하다.”는 말을 듣는다. 아닌 게 아니라 거국적인 총화나 한 정당의 인화는 그만두고라도 우리나라에 굳게 하나로 뭉쳐진 가정이나 기업체가 과연 얼마가 될까? 이런 상황이고 보니 하나로 뭉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온 가족이 하나로 뭉친다면 그 가정의 행복은 저절로 오고 온 사원이 하나로 뭉친다면 그 기업의 발전은 저절로 이뤄지고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친다면 그 국가는 천하무적이다. 그러나 하나로 뭉친다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가! 전 세계에서 유태민족만큼 단결력이 강한 민족이 또 있을까? 그러기에 그들은 AD73년에 그들의 조국 이스라엘이 망하자 세계각지로 흩어져 2000년 가까이나 이민족들의 압박과 박해를 당하면서도 끝내 이를 이겨내고 또 다시 이스라엘을 재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랍비 솔로몬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만일 굳은 결단력이 없었다면 유대인들은 이미 오래전에 주위의 이민족에게 멸망되어 오늘날에는 ‘유태’라는 말은 역사책 어느 한 구석에나 남아 있을 뿐일 것이다.”

“하늘이 준 좋은 기회는 지리적인 좋은 조건만 못하고 지리적인 좋은 조건은 인화(人和)만 못하다.”라는 맹자의 말씀이 있다. 인화(人和) 즉, 총화 단결이 이루어진 뒤에라야 주위 환경의 이익이 될 점이나 하늘이 준 좋은 기회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IMF 이후로 우리나라는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오로지 거국일치(擧國一致)만이 온 국민의 총화와 굳은 단결만이 난국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무리 힘이 센 사나이라도 다발로 묶은 갈대는 꺾지 못한다. 그러나 그 갈대를 한 개, 한 개 꺼내어 꺾는다면 어린 아이라도 쉽게 꺾을 수 있다.” 인화(人和)와 단결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온 가족의 굳은 단결은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불운도 이겨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인화와 단결은 모든 기업체와 조직체에도 꼭 필요하다. 그래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지 않는가. 모든 사원들이 훌륭한 사장의 뜻을 받들어 한 가족처럼 굳게 뭉친 회사는 번영하지 않을 수 없고 모든 구성원이 위대한 영도자의 뜻을 받들어 하나로 굳게 뭉친 조직체는 발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두 개의 가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신의 가족이고 다른 하나는 민족이란 가족이다.” 총화나 단결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을수록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결하는 비결을 배우고 단결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 길만이 우리가 고난을 물리치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이고 이 길만이 우리가 번영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화합하고 단결하는 길은 잘 사는 길이요 나 혼자만 잘 되고 상대는 죽어도 된다고 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래서 흐름에 따라야 한다. 깊은 물과 얕은 물은 그 흐름이 다르다.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깊고 넓은 바닷물은 조용히 흐른다. 속 빈 깡통은 소리를 내지만 속이 찬 깡통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우리네 인간도 마찬가지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화합과 단결하는 사람은 희망적인 삶이요 나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버림 받고 낙오된 인생이다. 화합하고 단결하는 힘을 길러 우리의 앞날이 번영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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