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회초리는 때릴 때에 쓰는 '가는 나뭇가지'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드는 매라 하여 회초리(回初理)라 부른다. 국민의 회초리와 대한민국의 미래는 상관성이 깊다하겠다. 국민의 무섭고 준엄한 회초리가 없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견제기능을 상실한 불균형을 정상으로 이끄는 것이 국민의 무섭고 준엄한 회초리라고 본다. 이게 있기에 그 누구도 함부로 국민을 대할 수 없거니와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국정을 펼 수 없다고 본다. 국민이 반하는 정책을 순간적으로는 펼 수 있어도 영속적일 수는 없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이번 4·7보선결과를 통해서 또 한 번 여실히 증명해주었다고 본다. 국민의 마음은 천심이다. 하늘이 무섭고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길 진심으로 촉구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본다. 국민이 회초리를 들 줄 아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국민과 국가를 위하지 않고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위하고 대변한다면 이는 결코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여·야은 깨달아야 한다. 국민을 위하지 않고 아집을 펴는 정책을 실현한다면 용납 않겠다는 게 국민의 뜻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만이 국정은 존재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촉구하는 회초리가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권선거에서 민주당이 완패했다. 서울 선거에서 민주당은 25개 구 전체에서 패했고, 여야 후보 득표율 차이는 18.3%를 보였다. 부산에서도 민주당 후보는 모든 구에서 대패했고, 여야 후보 차이는 28.25%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4·7보선결과에 대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했다. "코로나 극복,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에 매진하겠다"고도 했다. 두 줄짜리 짧은 메시지였다.

청와대 참모 누구도 선거 대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과감한 정책 전환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도 없었다. 이 대참패가 아파트값 폭등과 LH 땅투기 의혹 때문에 벌어진 일시적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다. 큰 착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 문제는 현 정권 4년 동안 쌓여온 국민의 불만과 분노가 마침내 터지는 불씨가 됐을 뿐이다.

민주당에서도 선거 패인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참패의 근본 원인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 선거 참패의 근본 원인은 후보나 전략이 아니라 현 정권의 지난 4년간 국정 그 자체에 있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우며 추진한 현 정권이 불공정과 불의를 보여줬다.

불공정과 파렴치의 표상 같은 조국·추미애·박범계 장관을 잇달아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선거 공작에 연루된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고 지시해놓고 검찰이 막상 정권 불법을 수사하자 검찰총장을 내쫓았다. 공수처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소주성·탈원전·부동산 등 무리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도 밀어붙였다. 백신 도입 시기를 놓쳐 백신 접종 꼴찌 국가로 만들어놓고 눈가림만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남은 못 하게 하면서 자기는 하는 위선과 내로남불이 연거푸 터져 나왔다. 그런데도 선거에서 계속 승리한 것은 너무나 못난 야당 덕을 본 것뿐이었다. 국민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심판한 것이 아니다. 이 정권을 심판한 것이다. 이점이 깊이 각인되길 바란다. 국민은 계속 회초리를 들고 있다. 냉철한 두 눈으로 똑바로 지켜보고 있다. 이점 또한 간과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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