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평] 김윤희 수필가·전 진천군의원

진천역사테마공원에는 다양한 테마가 있다. 종박물관이 있고, 주철장 전수교육장, 생거진천 판화미술관이 있다. 진천군에만 있는 국내 유일한 시설물이다. 2000년 시작하여 2005년 종박물관 건립과 동시에 완공되었다. 진천군 주민의 체력 증진은 물론이고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곳에 요즘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새로 조성된 어린이 놀이터다. 백곡천으로 연결되는 개울 건너, 빨간 출렁다리 하나만 통과하면 동화의 나라로 곧장 들어갈 수가 있다.

진천역사테마공원은 남녀노소 힐링의 장소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드넓은 백곡호와 연결이 되어 있다. 제방은 조선시대 시(詩) 서(書) 화(畵) 3절로 꼽히는 문인화가 강세황의 진경산수화로 구성되어 있다. 제방 자체가 그림인 셈이다. 그 아래 예로부터 터 잡고 있는 소나무 숲과 솔숲에 김덕숭의 효행을 기리는 백원정이 자리했다. 솔바람이 잊고 있던 사람의 근본을 가끔씩 일깨우고 있다.

숲을 끼고 제방 아래쪽에 그라운드 골프장과 축구장, 족구장, 테니스장이 잘 정비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늘 푸른 잔디구장에서 그라운드 골프를 치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축구장에선 때때로 축구마니아들의 혈기 넘치는 환호성을 들을 수 있다. 직장대항 게임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삶에 지친 마음을 땀 흘리며 풀어내고 있는 거다.

소나무와 각종 꽃나무가 아름답게 조성된 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분수다. 시원하게 물줄기를 쏘아 올리는 분수를 보면 마음속 찌꺼기가 한꺼번에 분출되어 나가는 느낌이다. 물의 정원이 새롭게 조성되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에 의해 다양한 조각과 회화, 서예 공예 등의 전시물이 설치되어 한층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야외에 나오면 자칫 흩어지기 쉬운 마음을 되잡아 주는 어른의 형상도 보인다. 천년대종이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해마다 이곳에서 연말 타종을 하며 해넘이를 해 왔다. 연말 타종을 하고 그 새벽 해맞이는 백곡호 제방 위에서 맞곤 했다. 2022년 해맞이는 현장에서 할 수 있을까. 종박물관 앞에는 누군가의 소망이 조롱조롱 달려 있다. 바람결이 종이 울릴 때마다 그 염원이 하늘에 고해지고 있음이리라.

빨간 출렁다리가 시선을 잡아끈다. 동화의 나라로 들어가는 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며 절로 동심에 젖어 든다. 다람쥐, 토끼 캐릭터에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되어 있는 각종 놀이기구가 꿈나라 놀이터를 방불케 한다. 유아 놀이공간과 어린이 놀이 공간이 따로 있다. 협동놀이 영역을 비롯해 감성 놀이벽 등 영역별로 찾아다니며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여기는 코로나도 근접을 못 할 것만 같은 순진무구한 세계다. 그 아래쪽으로는 자연 야외 물놀이장이 한여름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백곡호에서 일기 시작한 바람은 늘 진천의 새바람을 몰고 온다. 물은 인류 문명과 궤를 같이 해오지 않았던가. 백곡호를 끼고 역사테마공원이 각종 테마가 있는 힐링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주민 편익을 위해 하나하나 새롭게 단장해 가는 모습이 가없다. 이곳에 발걸음하며 소소한 일상의 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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