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충북대 총학생회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듯 여풍(女風)이 불어닥쳤다. 1951년 개교한 충북대학교가 60년만에 처음으로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여풍의 주인공인 43대 총학생회 최원미 회장(천문우주학과 4년·23)은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단양 매포초를 졸업했다. 당당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넘치는 최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 총학생회장으로써 임무와 책임이 무거운 데.

- 학교는 물론이고 2만여 학우들의 기대와 관심이 커 부담스럽다.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이 된 일이 화제가 될 줄 몰랐다. 신입생 때 총학생회 발대식을 보고 총학생회장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간 총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준비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학우들의 눈 높이에 맞춰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 학내에 여풍 바람이 더 거세질 것 같다. 변화를 주도하고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데?

-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그 만큼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여성의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것이 화제가 안됐으면 좋겠다. 역할과 책임이 그 만큼 무겁다.

▲ ©권보람기자

총학생회의 운영 방향은?

- 2009년과 2010년 총학생회의 임원으로서 두 번 경험이 있다. 많은 학우들 가지고 있던 기존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이어질까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의 학생회 모습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한 점을 이어가고 못한 점을 고쳐야 한다. 학우 여러분 곁에서 일하는 일꾼이 되겠다. 굳게 닫힌 학생회가 아닌 학우들의 의견을 더해 열린 학생회로 이끌겠다. 학교 대표가 아닌 학생의 한명으로 학우 여러분께 다가가겠다. 학우 여러분이 이룰 수 없었던 많은 생각을 고민하고 풀어가고 싶다.

▲ 공약이 무려 29개이다. 1년 동안 시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 학우들이 원하는 부분을 생각하다보니 많은 공약을 제시하게 됐다. 힘에 부쳐 공약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매달 공약이행 과정을 학우들에게 알리면서 이해와 협조를 부탁할 계획이다. 책임지고 약속을 지키는 총학생회장이 되겠다.

▲ 포기할 수 없는 공약은 무엇인 지?

-자치기구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등록금 중 불필요한 기성회비는 줄이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료에 더 비중을 두겠다. 수업의 질은 향상시키면서 부담을 줄이는 특별한 등록금 동결을 시행하겠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국방의 의무를 마친 복학생은 군 휴학 2년동안 등록금이 인상됐다면 학교와 협의 후 차액만큼 지원하겠다.

▲ 신입생들의 경우 대학축제에 관심과 기대가 크다. 올해 대학축제에 특별한 계획이 있는 지?

- 다른 대학보다 시들한 축제열기로 진정한 축제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회는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주막 활성화를 추진하겠다. 축제의 메인 행사인 1박2일 록 페스티벌과 함께 진행해 즐거운 축제를 만들겠다.그렇지만 기존 주막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안전문제에 대비해 주류를 맥주로만 제한해 위험을 줄이겠다. 기존의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축제 프로그램 구성에 불만이 많았던 학우들을 위해 100인 축제기획단을 결성하겠다.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인 학우들이 직접 축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은 물론 봉사활동 확인서까지 발급하겠다. 축제100인 기획단을 통해 학우들의 참여도를 높여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 교내에 있는 풋살경기장을 활용한 풋살경기대회와 밴드 및 공연 등 소규모 콘서트를 할 수 있는 동아리를 학기 초에 신청받아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겠다. 대학시절에만 즐길 수 있는 미팅도 열 계획이다. 13개 단대, 81개 각 과에서 총 남녀 100명씩 신청받아 단순한 미팅에서 벗어난 신선한 축제를 만들겠다. 진정한 축제, 젊음과 열정의 축제를 만들겠다. 즐기고 싶은 축제를 위해 학우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 ©권보람기자

▲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려고 하는 지?


- 2011년 한 해 동안 총 4번의 무료모의 토익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재학생은 물론 휴학생과 졸업생 모두에게 취업에 도움을 주고 싶다. 기존의 취업 캠프를 종합인력개발원과 연계해 다양한 컨셉트의 취업 캠프를 만들겠다. 취업 스터디는 충북대 출신 선배님들을 연결해 코칭 및 멘토링을 통해 취업 노하우와 전략을 전수하도록 하겠다. 학원 수업료 할인도 계획하고 있다. 일부 단대생만 해당되는 할인 혜택을 충북대생 전체로 확대하고 학교 근처의 학원에서 더 많은 학우들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학생들의 원활한 학점 관리를 위해 학점 이월제와 학점 포기제를 추진하고 계절학기 전공과목을 개설해 성적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

▲ 학내 문제에만 매몰돼 왔던 상아탑이 최근 사회참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는 지?

- 학생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앞장설 수 도 있다. 정치적 목적으로 휘둘리거나 정치색으로 인한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나 입장을 전하지는 않겠다.

▲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한 마디.

- 당당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학교와 학생을 대표해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 첫 여학생회장이라는 꼬리표가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 변화의 바람의 부는 충북대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

/홍성헌기자

adhong123@ccdailynews.com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