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이상건 배재대학교 외식경영학과장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점에는 누구나 부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포천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의 8개 기준 중 하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점과 최근 세계적인 기업들의 홈페이지 상에 제시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고서를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른 다국적기업의 영향력 증대 및 자본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등장으로 기업 평가기준이 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전 나이키가 전략차원에서 인도네시아 도손社와의 위탁생산계약을 해약하자 ngo가 나서서 나이키를 상대로 생산계약 해지 및 열악한 작업환경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영활동일지라도 예기치 못한 반발로 기업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몇 년 전 미국에서 글로벌익스체인지(ngo)는 스타벅스(커피전문점)가 농부들에게 커피원두를 싼값에 구입하여 이익을 획득함으로써 공정한 거래윤리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하여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일본의 마쓰시타 전기는 친환경 제품인 '그린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환경경영에 주력하고 있으며, ups(택배회사)는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자원봉사 및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수년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시되어온 기업의 경제적 기능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성격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할 때 사회 전체의 복지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의미한다.

이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즉, 주주, 직원, 공급자, 소비자, 지역 사회 등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해 비판을 가할 때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느끼게 된다. 기업이 지속성장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해집단들과의 공동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활동을 통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때 가능하다고 본다.

2009년부터 iso는 기업의 csr활동 인증을 위한 국제표준 iso 26000을 도입할 예정이다. 며칠 전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결국 iso 26000은 wto, oecd 등 많은 국제기구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며, 금융기관들의 투자 및 기업 평가시 중요한 지표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국내 기업에서는 기업의 경제적 책임 이외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데 대한 거부감 때문에 csr보고서보다는 지속가능(sustainability)보고서를 내고 있다. 구미와 일본에서는 지속가능보고서를 내던 기업도 이제는 대부분 csr보고서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에 발표된 oecd의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지적된 내용 중 정부의 투자유치를 위한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오히려 둔화되는 추세라는 점에 우리는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크게 경제적 책임, 법적?윤리적 책임, 재량적 책임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경제적 책임은 지속적인 이윤창출을 통한 기업의 발전과정에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있다. 법적?윤리적 책임영역은 법?규범의 준수, 기업 활동의 법적 책임, 공정한 경쟁, 투명경영, 및 윤리경영 등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재량적 책임영역은 사회공헌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이윤추구만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본다.

그러므로 21세기 기업의 목적은 사업가치, 인간가치, 사회가치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이상건 배재대학교 외식경영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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