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며칠 전 어느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일회용 물티슈의 재료는 무엇인가?”라는 퀴즈가 나왔다. 처음에는 펄프(종이류) 또는 섬유일 것으로 생각했다가 언젠가 들은 것 같아 ‘플라스틱’이라고 보냈다.

이 퀴즈를 계기로 좀 더 알아보니 놀랍게도 플라스틱으로 일회용 물티슈를 만드는 것이었다. 일회용 물티슈를 무심코 자주 사용하고도 그 재료조차 몰랐던 것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물티슈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았다. 관련 신문기사(세계일보·2021.7.12.)를 보고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일회용 물티슈가 ‘플라스틱류’ 제품이라는 걸 모른 채 사용하고 있다는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모임은 “물티슈 재료는 정확하게 말하면 폴리에스테르(Polyester)이다”라며 “폴리에스테르 재질은 플라스틱 재료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회용 물티슈는 재활용이 어려운 탓에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제품으로도 평가받는다.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일회용 물티슈가 매립 후 썩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리고, 소각할 경우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며 사용 억제 방안 마련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일회용 물티슈는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변기에 버려지면 수도관을 막는 등의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물티슈에 대하여 겪은 멋쩍은 일이 생각난다. 지난봄, 정화조 청소를 의뢰했더니 수거 작업을 하다가 물티슈가 나온다고 불평을 했다. 우리는 변기에 이런 것을 넣지 않는다고 큰소리치고 더 알아보니,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 무심코 넣었는데 이젠 절대로 넣지 않겠다고 하였다. 청소업체 직원 말씀처럼 물에 녹지 않아 수도관을 막고 장비 고장 원인도 된다니…….

레이온(천연펄프) 100% 함유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폴리에스테르 (PAT) 성분이 들어간다니, 될 수 있으면 일회용 물티슈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하겠다.

필자도 주차한 승용차에 새똥 등이 묻었을 때 물티슈로 닦아내고, 음식점에 가서도 식사 전에 물티슈로 손을 닦았는데, 그냥 휴지로 닦고 물티슈 대신 비누로 손씻기를 해야 하겠다.

집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바가지가 조금 찢어져 버리려다 송곳으로 가느다란 구멍을 뚫고 꿰매었고, 욕실에서 신는 플라스틱 슬리퍼 끈이 조금 떨어져서 한두 군데 꿰매고 붙였더니 지금도 사용할 수 있어 기쁘다. 좋게 말하면 알뜰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완고한 구두쇠처럼 보일는지 몰라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데 작은 실천을 한 보람을 느낀다.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대나무나 짚 등으로 만들어 쓰던 때가 그리워진다.

바다에서 물개는 플라스틱 고리에 목이 졸려 죽고,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거북의 배 속에는 비닐봉지가 가득한 것처럼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구 생태계를 위협·파괴하고 있다.

물티슈 대신 행주·걸레·손수건 등을 사용하기, 식당에서 물티슈 대신 비누로 손 씻기, 정부와 지자체의 시책과 계도로 일회용 물티슈 사용과 플라스틱류 쓰레기를 대폭으로 줄이는 우리의 다짐과 실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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