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프로야구가 개막되었다. 지난 주말 전국 4개 구장에서 동시에 시작된 야구경기에 입추의 여지없이 관중이 들어찼다는 보도이다. 경기장에 가본 기억이 언제였는지조차 가물가물한 나마저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프로야구였으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팬들에게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이었을까. 개막 두 경기 연속 경기장을 꽉 메운 그들의 열기가 tv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걸 보며 kbo가 세웠다는 올 시즌 입장객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해 본다.

교통과 통신, 정보의 유통이 한정적이었던 과거에 비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한 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인간 자체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다변화된 사회에서 관계망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 가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다. 그것은 어느 특정한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보통신의 비약적인 발달로 '소셜네트워크(sns)'라는 새로운 소통구조가 생기면서 나타난 소비시장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읽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발전을 이끈다.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을 중히 여기는 것이다.

프로야구만 하더라도 전년도보다 대폭 늘어난 관중 동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발한 착상을 속속 도입했다고 한다. 소위 팬 서비스 강화를 통한 스포츠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장 안팎의 편의성 증진을 도모하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좁고 불편한 의자를 개조한다거나, 가족이나 단체 관람객을 위해 삼겹살까지 구워먹을 수 있는 원두막형 자리 조성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거기에 더해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응용프로그램 개발, 모바일 홈페이지 개설, 인기 연예인 활용 등 '스포테인먼트'라고 이름 붙인 각 구단의 고객유치작전은 경기 외적으로 흥미를 끄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변화에 둔감한 기성세대는 그 속도에 현기증을 느끼지만 피할 겨를도 없이 대열에 편입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주도적이 아닐지언정 거대한 흐름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은 숙명과도 같아서 외면한다고 해서 비켜갈 수 없다. 바야흐로 세계가 한 지붕, 한 생활권으로 넘나들며 공유하고, 경쟁하며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만사형통의 순기능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내려온 가치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간적 소통을 기계적인 관계로 만드는 부작용이 있음을 잘 안다. 기성세대가 갖는 이질감이나 부적응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 비롯되는 것일 터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변화를 수용한다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을 깨달을 때 당사자 개인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한 공동체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회지도층의 분발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영역을 막론하고 과거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권위주의에 빠지지 말 일이며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건강한 관계망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각 분야, 각 지역에서 분출하는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이 봄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참된 지도자, 프로야구의 저 함성이 들리지 않는가.



/김홍성 청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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