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오래 전에 아들의 잦은 폭행에 중상을 입은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 중에 자식을 처벌하지 않기를 바라는 신문기사는 우리를 우울하게 했다. "효자자 백행지선(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온갖 일에 앞선다"고 했다. 가정은 삶의 바탕이 되는 보금자리요,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삶의 기본이거늘 천륜을 저버린 신문 기사들이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한다. 

공자는 3000가지 죄악 중에 불효(不孝)가 가장 큰 죄라 했고, 시경(詩經)에 나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생국지은(生鞠之恩)이라고 하며, 불경의 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님의 은혜로 10가지를 들고 있다.   

어머니가 출산을 할 때에 3말 8되의 피를 쏟고 기르는 동안 8섬 4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지 않는가.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수미산(須彌山)을 천번 돌아도 갚을 수 없는 것이 부모님의 은혜라고 했다.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도덕의 학교"라고 하여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했고, 효는 백가지 행실의 근본이라고 했고, 효경에 "나무는 고요하고자하나 바람이 그치지를 아니하고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아니한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는 글이 생각난다.

최근 들어 발생한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사건은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채근담에 이르기를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당연히 그리해야 할 일"이라고 일러왔고, 예로부터 우리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칭송을 받아 왔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함을 제일의 덕목(德目)으로 삼고 살아왔다. 증자(曾子)는 예기(禮記)에 효유삼(孝有三)이라고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여, 대효존친(大孝尊親), 첫째로 대효(大孝)는 어버이를 존중하는 것이요, 기차불욕(其次弗辱), 둘째는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요, 기하능양(其下能養), 셋째는 잘 봉양(奉養)하는 것"이라고 이르고 있다.

 한시외전(漢詩外傳)에 풍수지탄(風樹之歎)이라고 "나무가 조용해지려고 하나 바람이 자지 않음을 한탄 한다" 함은 부모에게 효도를 하려고 하나 이미 돌아가시고 안 계심을 한탄한다는 말로 살아 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하기를 바라는 말이다. 

  청주고 재학시절 충북선 보천역에서 통학을 할 때였다. 하루는 기적소리에 놀라 보천역까지 뛰어가 보니 임시열차였다. 자식 사랑이 남다르신 어머님께서는 비빔밥을 역까지 가져오셔서 자식에게 먹여 등교시키셨고, 청주고 입학시험 때는 추운날씨에 정문 밖에서 기다리시던 모습이 떠오르며, 지난날 교직에 있을 때, "자식은 부모님께 효도를 하려하나 부모님께서는 기다려 주시지 않는다"고 효도하기를 당부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부모님께서 저희들 곁을 떠나셨으니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가 되었다. 

공자가 이르기를 "효자의 어버이 섬김(孝子之事親也)은 기거하심에는 공경을 다하고(居則致其敬), 봉양함에 즐거움을 다하고(養則致其樂), 병드심에는 근심을 다하고(病則致其憂), 돌아가심에는 슬픔을 다하고(喪則致其哀), 제사 지냄에는 엄숙을 다하는 것(祭則致其嚴)"이라고 했다. 이제 늦기는 했지만 작은 효(孝)부터 실천해서 기본이 바로 선 가정을 만드는데 앞장서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