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삼복더위에 시달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례적인 10월 한파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에 평소 관심이 많던 자기 계발 서적 중 선택에 관한 책을 산다. 요즘 결정할 중요한 일도 있어 숙독하니,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닿는다.

실제로 우리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곱씹어 본다. ‘만약 내가 그때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이 기회에 ‘선택에 관한 의미와 명언’을 알아보며 체화(體化)한다.
 
 ‘선택’의 사전적 의미는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음.’ , (심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수단을 의식하고, 그 가운데서 어느 것을 골라내는 작용.’인데, 겪어보면 심리적으로 적용될 때가 많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다만 매 순간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같은 선택에 관한 명언도 무척 의미가 깊고 많은 교훈을 준다. 우연이 아닌 선택이 운명을 결정한다(진 니데치). 결정하지 않으면 남은 것만 먹는다. 때로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코르 돌라 누수바움).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존재이다. 그가 어느 길을 가거나 자유다. 그러나 그 선택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사르트르). 즉흥적으로 하는 행동에는 과오가 많다. 그러나 지나치게 생각하면 실행력이 둔해지고 만다(논어).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벤 스타인). 자아는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다(존 듀이). 너무 소심하고 까다롭게 자신의 행동을 고민하지 마라.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 더 많이 실험할수록 더 나아진다(랄프 왈도 에머슨)…….
 모드 르안의 《파리의 심리학카페》도 감명 깊게 되새기며 잘 실천하고 싶다.

이 세상에 완벽한 선택이란 없으며 다만 최선의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선택을 하였으면 책임지고 잘 선택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선택을 어려워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선택의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요한 결정은 거의 가족과 집단 내에서 이루어졌으나, 현 사회에는 많은 것들이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어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쩔쩔매는 상황에 처한다.

둘째는 선택지가 일정 범위를 넘어가면 선택이 점점 어려워질 뿐 아니라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 과도한 선택권이 주어지면 소수의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선택을 하거나 심지어 결정 자체를 포기하는 ‘선택의 역설’도 있다.

셋째는 수많은 선택의 기회 앞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고, 자기 기준이 불분명할수록 선택하기가 어려워지고…….

 인생은 B(birth·출생)로 시작해서 D(death·죽음)로 끝난다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한시도 멈추지 않고 죽음을 향해 가고 있고, B와 D사이에 C(choice·선택)의 연속이다. 앞으로 잘 선택하면서 조금씩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아 가자. 선택의 결과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답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시도하겠다. 그 누구도 나보다 더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려 줄 수 없지 않은가.

좋은 선택이란 완벽한 선택이 아닌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내리는 결정이니, 후회 없는 완벽한 선택을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겠다. 어차피 일어난 일이고, 선택의 순간뿐 아니라 선택 후의 과정에 따라 그 만족도가 달라지니, 선택하고 난 다음에는 긍정적으로 수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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