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오늘따라 바람이 불고 10월 중순을 넘기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지난 세월들을 되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50년대 들어서서 초등학교 3학년 때에 북한의 남침으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께서는 전쟁에 참여코자 남쪽으로 피난길에, 추풍령에서 고향을 떠나시어 피난길에 오르셨던 저희 백부님과 숙부님이셨던 두 분을 만났지만 헤어졌다가 9.28 인천상륙작전으로 세분이 무사하게 고향으로 돌아오셔서 집안 잔치가 열렸었다.

가난하게 살아가던 시절,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 중에는 4km이상을 걸어서 다니는 학생들도 많았고 그 중에는 내의조차 제대로 입지 못하고 배꼽을 내 놓고 겨울을 보내는 학생도 있었다. 오늘의 청소년 중에는 온실의 화초처럼 부모님의 과잉보호 속에 생활하는 학생이 많다.

청주고 교사 시절이었다. 남의 도움 없이는 자신의 문제를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과잉보호 속에 가정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했고 어머니가 모든 문제를 챙겨 줘 혼자서는 어느 것 하나 해결 못하는 생활의 불구자가 되었다. 온실의 화초는 밖에 내 놓으면 곧 시들어 버린다.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나무만이 봄에 꽃을 피운다.

사람을 세 유형으로 구분해보고 있다. 일을 만들어 가는 행동인, 해야 할 일을 지켜만 보고 있는 방관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 무관심한 사람, 당신은 이 중에서 어느 부류에 속하는가?

행동인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고 실천에 옮기는 정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방관자는 모든 면에서 위험 부담 없이 해 볼만하다고 여겨질 때만 행동하는 사람이다.

Thomas Fuller는 “부지런한 사람은 다만 혼자서라도 일을 시도해 보나, 게으른 사람은 무리를 모으기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로는 많은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히게 된다. 이를 참고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중학교 시절에 체육선생님께서 육상선수 출신으로 봄과 가을에 두 차례씩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 학교 행사로 마라톤 대회를 매년 실시했다.

그 결과 국제적인 마라톤 선수를 배출했고 학생들에겐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는 참을성을 길러주었다.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행동하는 실천인을 필요로 한다.

대학 졸업 후에 육군으로 만기전역 후에 중앙부처에 근무하다 사법시험 보겠다고 절간에서 공부하다 중등준교사(역사과)검정을 거쳐 교사 연구직, 장학직, 교감, 교장을 거치며 단재교육원 재직시(4년6개월)에는 고교 간부 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정신교육강의를 전담해 왔다.

학교에서 노작교육(勞作敎育)과 극기훈련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자승자강(自勝者强), “스스로를 이기는 것이 가장 강하다”고 했다. 어떤 유혹도 뿌리치고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도록 극기력(克己力)을 길러주고 청소년 활동 등을 통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익히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키우도록 힘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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