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장연덕 칼럼니스트

윤석열 후보, 그리고 이재명 후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법조인 출신입니다. 둘째, 권한 내지는 권력남용의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셋째, 사생활 영역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또 한 번 매 대선 때마다 주어지는 깊은 근심이 주어졌습니다.

“어떤 후보를 골라야 덜 나쁜 후보를 고르게 되는 것일까?”

국민들에게 이 두 선택지가 또 주어진 이유는, ‘이념대립이 지속돼서’입니다. 양당 체제, 두 세력의 대결구도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는 명분을 가진 분들이 아직도, 그 필드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덕분이지요. 후보 단일화를 위해 늘 이런 설득의 기조가 대선의 막판에 떠오릅니다.

“단죄하기 위한 단결이 필요하다”

무엇을 단죄해야 할까요. 국민들에게 필요한 단죄는 무엇일까요. 저 비즈니스 하시는 세력을 드라이브 하고 계신 후보 뒤에 숨어 계신 분들에게 필요한 단죄 말고, 국민들에게 필요한 단죄는 무엇인가 여쭤보는 중입니다. 법조인 출신의 최고 권력자, 국민들이 이미 겪어본 적이 있지요, 처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고, 그다음은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법조문을 이해할 수 있고 문서 독해력이 상대적으로 나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주어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쉽다는 경험을 필자는 할 수 있었습니다만, 다른 모든 국민들의 입장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긍정적 기대의 측면 뒤에 숨은 의혹입니다.

법을 알고, 다루고, 업계의 인물들과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물리적 위치에 놓여져 있었던 그 상황이, 만일 일반 국민들은 접근할 수 없었던 ‘주최측만 가능한’ 밀실 거래의 권한에 닿아있었다면 그것은, 국민 모두를 향한 공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착취가 됩니다. 법을 배우고 전문가가 되고, 그 이력을 가지고 나라의 녹을 받는 자리에 가 있다면, 그것은 단지 그 노동을 통해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전문적 지식을 활용한 공공의 업무를 이행하는 대가로, 국민들이 낸 세금을 통해 임금을 받습니다. 그것이 공무원의 의미이며, 법조인이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입니다. 그러나 모종의 귀족계급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일반 국민들이 할 수 없는 재판과 기소를 좌지우지하는 뒷거래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그것은 국민들을 노예로 만드는 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로 이 국민들을 노예로 만드는 일을 했는가, 그 의혹을 대선을 마무리하기 전에 명명백백히 드러낼 의지가 두 후보에게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은, 어떤 정당이고, 어떤 이념이냐로 대선후보를 고를 기준을 세울 시점이 아닙니다. 법조인 이력을 지닌 두 후보가, 그 이력을 기본으로 사법권 내지는 공권력을 남용한 적이 있었는지를 국민들에게 드러낼 시점입니다. 그 이후에, 법조인의 장점을 보여주시며 권력을 손에 넣으셔도 늦지 않으실 두 후보들입니다. 사생활의 영역을, 또 가족의 영역을, 공공의 업무에 투입될 능력을 살피는 대통령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살피는 잣대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성직자를 뽑는 것이 아닙니다. 5년 일하고 내려올 공무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마치, 그 5년을 5년이 아니라 항구히 가져갈, 이 나라를 위한 깨끗하고 정의롭고 합당한 권력의 색깔을 확정짓는 5년이라는 조건으로 확정짓는 분들이 계십니다. 비즈니스 때문인 건 이해합니다만, 그렇게 자리와 이권을 얻어내실 분들이 누구인지, 장막 뒤에 가려지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입장은 알겠지만, 국민들에게 그 5년은, ‘회생하는’ 5년입니다. 남의 패싸움질에 감정과 시간과 표를 헌납한 뒤 증발하는 국민들의 행복은,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만일, 두 후보에게 돌이킬 수 없는 흠결이 발견된다면, 그것이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의 객관적 능력에서 벗어나는 흠결이라면, 그때 대신 내세울 후보를 먼저 준비해두는 것이, 이제껏 이익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해온 각 후보들 뒤에 숨은 분들의 수고에 더 합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쥴리가 둘리가 되건말건, 누가 상욕을 차지게 하건말건 치졸한 공격은 정치비즈니스 하시는 분들 술자리에서나 하셨으면 하는 간곡한 청을 드립니다. 대체 국민들이 피 안섞인 남의 부부금슬을 알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고, 남이사 SNS에 욕을 메들리로 쓰건 말건, 혜경궁 김씨가 홍시를 먹건 말건 알게 뭡니까.

국민들의 거룩한 밥상에 비즈니스 수저 얹지 마십시오, 시끄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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