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장연덕 칼럼니스트

우리는 이제까지 공룡 같은 IT기업이 망하는 것을 계속 지켜봐오고 있었습니다. 여러 기억나는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라이코스, 야후,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이 모든 플랫폼들이 성장하고 쇠락하는 데에 공통적으로 작용한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사람’입니다. 대중, 모여있는 사람.

이런 플랫폼들이 대중들의 환호와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던 이유는 1. 유용하고 2. 빠르고 3. 공짜인 플랫폼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장과 더불어 초기의 경영진이 교체되고, 대중과 실용성을 동시에 생각해서 첫 삽을 떴던 창업자가, 자본을 불리는 일에 특화된 모종의 부류에게서 밀려나기 시작하면, 대체로 플랫폼들은 그 서비스의 질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료로 전환이 되고, 당장 시급한 정보가 아니라, 돈을 써야 하는, 유흥목적 내지는 자기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집단지성의 한 부분으로 작용해야 하는 통관문을 거치는 과정이 수반되며, 사용자들에게 시간손실을 발생케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꼭 필요한 그리고 공공의 서비스를 사기업이 운영하기 위한 필요한 자본의 유지를 위해 대중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기도 했습니다만, 그 수준이 대중의 불편함을 자극하는 역치값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너도나도 해당 플랫폼을 떠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서, 사용자수가 적어지면 광고수입과, 여러 가지 서비스의 중개서비스를 제공해서 수익창출을 했던 플랫폼이 쇠락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지나치게, 투자금을 받고. 그 투자금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물을 주워담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대중에게 요구하기 시작하면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주식폭락도 당연히 뒤따라옵니다. 애초부터 실체가 공기같은 기업이 IT기업이라서, 대중이 마실만한 공기를 제공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도 망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이 모두, IT라는 도구가, 대중을 위해 쓰여질 때에, 그 궁극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한 적절한 교집합을 찾지 못한 데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창업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하고, 사용자 즉 대중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에 접속합니다. 그리고 자본가는 자본을 늘리기 위해 성업중인 플랫폼을 장악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뭉쳐진 자본은, 더 진보한 또다른 플랫폼의 등장을 막기 위해, 아이디어를 뺏거나 타 기업의 서비스를 모방한 뒤, 지적재산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법조전쟁에서 인맥과 실력을 겸비한 우수한 법조인력을 고용해 승리를 한 뒤, 기존의 플랫폼에 투자된 자본을 더 증식시키는 일에 몰입합니다.

이 와중에 대중은, 플랫폼에 이런 것들을 제공합니다.

1. 자기정보 2. 집단지성 3. 빅데이타 4. IT기업의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강화시킬 뉴스의 소비.

인간을 민초로 만들지 마십시오. 필부들은 풀이 아닙니다. 뽑지도 밟지도 못할 대상입니다. 인간은 하나 하나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개별적이고 소중한 생명입니다. 그러니 그 인간을, 뽑아낼 에너지가 있는 대상으로 설정한 뒤, 비즈니스 하시면 안됩니다. 왜냐면 “망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샴페인 마시고 더 늙어 구정물 마실 시나리오를 먼저 쓰지 마시란 말씀을 드리는 중입니다.

박사학위 소지자가, 걸인의 영혼을 온전히 지배할 수 있을까요? 자본가들이 힘이, 대중의 지혜를 막아설 수 있을까요.

자성, 자기 본성의 빛은. 그 누구도 가리지 못합니다. 대중을 속이는 비즈니스는, 정치든 IT기업이 만든 필드이든 간에, 인간 하나의 자성의 빛을 가리지 못합니다. 길가의 필부조차, 자신이 당하는 것을 알고, 속았다는 것을 아는 순간이 옵니다. 무엇을 하든 나와 상대가 동등하다는 출발선을 잊으신다면, 그것은 객관을 벗어나신 겁니다.

국민들이 사랑해마지 않았던 플랫폼, 싸이월드가 부활했습니다.

여러 가지 서비스가 다시 시작되는 걸로 보이고, 새로 시작된 서비스들도 보입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도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하시는 분들이 그 세상에서, 보다 쉽게 대중에게 접속할 방법을 찾는다는 뉴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견 반길만한 변화이긴 합니다만, 그 시기를 틈타고 계실 아주 일부, 아주 소수, 아주 희귀하신 분들이 계실까봐 이 한 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국민들 정보 팔아 장사하려는 시도 지금 그만두십시오.”

코로나 시대에, 국민들이 이미 촘촘하게 얽어서 준비해놓은 그 인맥과 정보의 그물을, 바이러스를 잡는 그물이 아니라 수익창출, 권력창출의 목적으로 사용하시려는 아주 소수의 분들, 그분들의 시도가 눈에 보인다면, 이제는 분연히 들고 일어날 사람들이 천지삐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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