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장연덕 칼럼니스트

분단이래, 한반도의 남쪽 대한민국에서 유례없는 복된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이른바, '쌍특검'.

서로 안한다고 미뤄야 마땅할 특검을, 여당과 야당에서 서로 하자며 부축하고 채근하고 돕는 아름다운 풍경을 국민들이 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신걸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특검을 서로 권유만 하는 이 상황이 대선 이후까지 그냥 연장만 될까봐 무척 불안합니다. 예고편만 보고 본편은 못 본 영화를 기다리는 심정입니다, 그 복된 쌍특검을 언제 하실런지요. 당장 내일이면 참 좋겠는데요.

얼마나 감사한 시절인가요, 여당과 야당 모두, 법조인 출신의 대선주자를 앞세워놓고 쌍특검을 원하고 있습니다, 여당에서 화답만 해준다면, 이제 특검의 문이 열리고 국민들의 답답하고 아픈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실 쌍특검. 쌍특검. 쌍특검이 시작될텐데요, 그게 내일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특검이, 두 대선후보 모두를 집어삼킨 이후에, 국민들에게 주어질 차기 대선후보가 있는지도 일단은 검토해 봐야 하는 시절이 아닌가 합니다. 2지선다형 답안지를 언제까지 국민들에게 들이미실 겁니까. 엘지냐 삼성이냐도 아니고, 가전제품 사는 것도 지금 샤오미를 알아보는 국민들에게 꼴랑 두 개 들이밀고 고르라니, 대한민국이 공산주의 국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가끔, 정통성...민주 정통성, 내지는 보수 정통성 이런 걸 따지는 분들이 보일 땐 정말이지, 다들 한복입고 광장에 모여 같은 춤을 추는 그런 나라를 원하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여튼 이번 대선은, 우리 사회의 수준이라는 토양이 정치권으로 그 자양분을 올려 꽃을 피우는 상황을 참 여러 번 보게 됩니다. 민주당에서 영입한 인재 조동연씨의 사생활을 들추며 개나소나 수저 올리는 각설이 밥상도 구경해봤고, 쥴리인지 쥬얼리인지 모를 김건희씨의 성형사까지 들먹이며 영부인의 자질이 있네 없네 구성진 가락을 읊어대는 분들도 봤습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삼강오륜을 무척 중시하시는 분들이 각계각층에 계시는 현실. 참으로 감사한 현실입니다. 진실로 잘되었습니다.

이참에 사법 행정 입법부를 포함해, 정치권으로 합류해계신 모든 분들의 룸싸롱과 오피스텔 이력을 다 털어내셔야 하는 겁니다. 바쁘시면, 민주화 운동에 진심이시던 분들이 무려 민주화운동 관련 행사 이후에 가셨다던 그 룸싸롱 참여인사들 명단부터 정리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성경에, 간음한 여인을 붙들어다 놓던 사내들 무리가 떠오릅니다. 간음한 남자는 없고, 간음한 여자만 보이던 그 시절, 여성의 지위를 굳이 현재로 옮겨와 페미니즘 부흥회를 열 생각이 필자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필자는 페미니즘 부흥회라든가, 간증이라든가에 관심이 없습니다. 핵심은 “쌍특검 말고 다른 주문을 외우지 마시라는 겁니다.”

물타기 하지 마시라고. 그리고 민주당 관련인사 여러분 모두에게 간절히 청합니다, 정면승부를 하십시오. 김부선씨와 이재명 대선후보의 얼토당토 않은 스캔들이 걱정이시고 불쾌하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두 분의 대담을 생중계로 전 국민에게 공개해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십시오. 어느 방향에서 누구를 향해 물타기를 하든, 목표는 국민이어야 합니다. 이익도 국민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이 모든 정치적 다툼의 끝에, 국민의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이 한 표를 행사하는 목표입니다. 국민은 숭배하고 신뢰할 대상이 아니라, 국민의 시간낭비를 막고, 현실을 더 잘 살게 해주는 5년짜리 공무원을 원합니다.

쌍특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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